면역회피력 강한 새로운 변이가 유행 주도
정부,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4급 전환 추진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지난달 25~31일)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4만5529명으로 직전 주(3만8803명)대비 17.3% 늘었다. 사진=서울와이어DB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지난달 25~31일)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4만5529명으로 직전 주(3만8803명)대비 17.3% 늘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5만명을 돌파했다. 일상회복 2단계 조치인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하향을 두고 의료계를 중심으로 신중론이 제기된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지난달 25~31일)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4만5529명으로 직전 주(3만8803명)대비 17.3% 늘었다. 5주째 증가세다.

일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25일 5만814명, 26일 5만7220명, 27일 5만1243명으로 하루 5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다. 하루 5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건 지난 1월11일(5만4315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면역회피력이 강한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 XBB 계열이 이번 유행을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주차 검출률을 보면 XBB.1.9.2가 27.1%로 나타났다. XBB.1.9.1과 XBB.1.16도 각각 22.7%와 20.0%를 차지했다. XBB 계열이 기존 변이 바이러스보다 중증도나 위험도가 높다는 근거는 없으나, 면역 회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백신 접종과 감염을 통해 복합면역이 형성돼도 6개월 정도가 경과하면 새로운 변이에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예방효과가 감소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유행은 보이는 것 보다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유행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낮추고 대응체계를 일반의료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1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고 4급감염병에 질병청장이 지정하는 감염병을 포함하는 개정 감염병관리법을 공포했다. 

지난달 24일 ‘질병관리청장이 지정하는 감염병의 종류 고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오는 3일까지 의견수렴 기간을 갖는다. 고시가 개정되면 코로나19는 인플루엔자(독감) 등과 같은 4급 감염병이 된다.

4급 감염병으로 등급이 낮아지면 코로나19 감시체계는 전수감시에서 양성자 중심 표본감시로 전환되고 확진자 수 집계는 중단된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을 두고 의료계에서는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1일 대한의원협회는 성명에서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조정하는 고시 개정안이 확정되면 코로나19는 독감 수준으로 관리된다”며 “현재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에 비춰 질병청의 조치는 국민건강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8일 JTBC 담박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여전히 인플루엔자보다 전파력이 매우 강하고 치명률도 1.6배 정도”라며 “독감과 동일하게 병원이나 취약시설에 관리 체계를 적용하겠다는 것에 많은 전문가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당분간 유행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치명률이 오미크론 유행 시기의 2분의 1에서 3분의 1로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의료대응 역량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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