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풍인데도 '쓴맛'
소비심리 줄어 실적 악화
美관세·환율 부담도 겹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올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내수 침체와 원재료 가격 급등, 고환율의 삼중고에 시달리면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오리온 등 10곳 이상의 식품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일부 기업은 매출까지 역성장했다.

CJ제일제당의 2분기 영업이익(대한통운 제외)은 23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줄었다. 핵심인 식품 부문은 매출이 2조6873억원으로 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01억원으로 34% 급감했다. 국내 식품 매출만 놓고 보면 1조3185억원으로 5% 줄며 내수 부진이 직격탄이 됐다.

농심은 8677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8.1% 감소했다. 오뚜기 역시 매출 9020억원으로 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51억원으로 26.8% 줄었다.

오리온은 매출 7772억원으로 8.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215억원으로 0.2% 감소했다. 빙그레는 매출 4096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68억원으로 40.3% 급감했다. SPC삼립은 공장 가동 차질까지 겹쳐 영업이익이 67% 넘게 급감해 ‘어닝쇼크’ 수준을 보였다.

대상은 2분기 매출이 1조760억원으로 2.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08억원으로 8.1% 감소했다. 롯데웰푸드는 영업이익이 343억원으로 45.8% 줄었지만 매출은 1조643억원으로 1.9% 증가했다. 해외법인 매출은 11.2% 늘어난 반면 국내법인은 소비 둔화와 잦은 비로 매출이 0.6% 줄었다.

반면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 인기로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며 선방했다. 2분기 매출은 5531억원, 영업이익은 1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 34% 늘었다. 풀무원 역시 신제품 효과와 해외 매출 확대로 영업이익이 196억원으로 16% 증가했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은 녹록지 않다. 미국의 가공식품 수입 관세(15%)가 본격화하면서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기업들에도 부담이 예상된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도 여전해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가와 환율 부담 속에서 내수 침체까지 겹쳐 기업들이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격 인상 억제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해외사업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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