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027년 상반기까지 소송진행
미래 먹거리 리더십 두고 양사 결전

[편집자주] 서울와이어는 비즈앤로(Biz&Law) 코너를 통해 한국 기업이 전 세계를 누비면서 벌어지는 각종 비즈니스 소송을 심도 깊은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생소한 해외 법적 용어와 재판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 국내 산업계가 마주한 글로벌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예측하고자 합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김천1공장 내 상생형 복합시설 ‘상생허브’(위)와 HS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HS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 김천1공장 내 상생형 복합시설 ‘상생허브’(위)와 HS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HS효성첨단소재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와 HS효성첨단소재(이하 HS효성)가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HTC) 특허 소송 일정이 재판부에 제출됐다. 이번 재판은 최소 2027년 상반기까지 진행되며, 미래 핵심 먹거리를 두고 양사의 리더십 전쟁이 막을 올렸다. (관련 기사 : [Biz&Law] 코오롱인더, HS효성첨단소재와 美 법적 분쟁 본안 오른다)

4일(현지시간) 코오롱과 HS효성은 서로 합의한 재판 일정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중앙 지방법원 제임스 V. 셀나(James V. Selna) 판사에게 제출했다. 이 일정은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수 일 내 확정된다.

앞서 HS효성 측은 분쟁 특허를 무효화하기 위해 특허무효심판(IPR)을 미국 특허청(PTAB)에 신청했다. 그러자 셀나 판사는 IPR과 본안 재판이 동시에 진행되면 중복 심리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IPR 결정이 날 때까지 재판을 일시 중단했다. 만약 PTAB가 IPR을 통해 특허 유지 또는 무효를 결정하면 본안 재판은 그 판례를 그대로 인용해 승·패소를 내리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PTAB는 서류 미비 등의 이유로 IPR을 아예 진행하지 않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본안 소송 중단 사유가 해소됐기 때문에 재판을 재개하기로 했다. 본안 재판에서는 특허를 다시 면밀히 분석한 후, 최신 자료를 반영해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재판부에 제출한 일정 일부. 사진=미국 캘리포니아주 중앙 지방법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재판부에 제출한 일정 일부. 사진=미국 캘리포니아주 중앙 지방법원

이날 양측이 제출한 일정표에 따르면 ▲특허 예비·공동 청구항(claim) 해석, 증거 교환, 진술서 제출(10월 17일, 11월 14일) ▲양측 특허 청구항 해석 개시 및 답변 서면(2026년 1월 9일, 30일) ▲청구항 해석 관련 증거개시(2월 13일) ▲청구항 해석 심리(2월 27일 또는 법원 지정) ▲개시 전문가 및 반박 전문가 증인 공지(8월 21일, 9월 25일) ▲전문가 증거 개시(10월 30일) ▲주요 서류 제출(2027년 1월 8일) ▲사전증거배제 신청(2월 5일) ▲사전심리명령서, 사실 및 법률 주장 요지서, 증거목록, 증인목록 및 합의 현황보고서 제출(2월 26일) ▲최종 사전심리 회의(3월 29일) ▲배심 재판 시작(4월 13일) 순으로 재판이 진행된다. 

이번에 제출한 일정이 확정되면 양사의 ‘타이어코드 전쟁’은 최소 2027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네스터에 따르면 글로벌 타이어코드 시장규모는 올해 약 100억달러(약 14조원)로 추산되며, 연평균 7.4%씩 성장해 2037년에는 234억달러(약 33조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심지에 해당해 강성 확보에 필수적인 소재로, 고중량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량이 증가하고 무거운 배터리를 실은 전기차의 보급이 확대되며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한편, 양사는 한국에서도 동일한 특허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6월 국내 특허법원 제5부는 코오롱이 갖고 있는 특허를 무효 판결하며 HS효성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발맞춰 HS효성은 최근 타이어코드 세부 종목인 ‘스틸코드’ 사업 부문을 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에 약 1조4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HS효성이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이번 특허 분쟁을 촉발한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에 재투자하며 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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