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HS효성 공동으로 소송 재개 요청서 제출
美법원, 특허무효심판과 중복심리 방지 위해 본 소송 중지
특허법원, HS효성이 요청한 특허무효심판 기각
이에 따라 본안 소송 중지 사유 사라져
타이어코드 14조 시장 두고 두고 리더십 다툼 해석

[편집자주] 서울와이어는 비즈앤로(Biz&Law) 코너를 통해 한국 기업이 전 세계를 누비면서 벌어지는 각종 비즈니스 소송을 심도 깊은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생소한 해외 법적 용어와 재판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 국내 산업계가 마주한 글로벌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예측하고자 합니다.

HS효성첨단소재 공장. 사진=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첨단소재 공장. 사진=HS효성첨단소재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와 HS효성첨단소재(HS효성)가 타이어 보강재인 타이어코드 기술을 두고 미국에서 벌이는 특허소송을 재개한다. 

앞서 미 법원은 특허청(USPTO)이 쟁점 특허의 특허무효심판(IPR)을 진행할 동안 소송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으나, 예상을 뒤엎고 USPTO가 IPR을 하지 않겠다고 판결했다. (관련 기사 : [단독] HS효성첨단소재, 美 타이어코드 특허무효심판 ‘실패’)

이에 본안 소송 중지 사유가 사라졌고, 코오롱과 HS효성은 소송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코오롱-HS효성 공동으로 재판 재개 요청서 제출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州) 중앙 지방법원에 따르면 코오롱과 HS효성은 공동으로 법원에 현황보고서 및 소송 정지 해제 요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재판부는 쟁점 특허에 대해 IPR이 진행될 경우, 본안 소송과 중복으로 심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일단 소송을 중지시키고 IPR 결과를 지켜봤다.

하지만 USPTO는 IPR 요청을 기각했다. IPR을 요청한 HS효성이 서류 요건을 일부 갖추지 못했고, 특허가 이미 발행된지 오랜 시간이 지나 특허권자인 코오롱의 불이익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날 코오롱과 HS효성은 요청서에 “USPTO 국장은 지난 8월 14일자로 피고 HS효성이 제출한 3건의 IPR 청구 전부에 대해 개시를 거부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IPR 청구가 본 사건을 정지시킨 근거였던 만큼, 이제 그 사유가 해소됐다”고 소송 재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오는 9월 4일까지 사건 진행을 위한 합의 일정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의 소송 재개 승인 명령서. 사진=미국 캘리포니아주 중앙  지방법원

소송 재개 의사가 합의됨에 따라 다음날인 26일 재판부 제임스 V. 셀나(James V. Selna) 판사는 이를 승인했다. 

소송이 다시 시작됨에 따라 코오롱과 HS효성은 타이어코드를 두고 다시 치열한 법정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HS효성은 IPR이 거부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게 돼, 본안 소송에서 특허 무효 입증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4조원 타이어코드 시장 리더십 두고 격돌 

이번 타이어코드 특허소송은 한국에서도 진행되고 있는데, 지난 6월 한국 특허법원 제5부는 코오롱이 보유한 특허를 무효화 해 HS효성의 손을 들어줬다.

2015년 HS효성은 코오롱이 등록한 ‘하이브리드 섬유 코드 및 그 제조 방법’ 특허가 업계에 널리 알려진 기술이라며 특허 무효를 주장했다. 

한국 특허심판원은 지난해 3월 코오롱의 타이어코드 특허가 유효하다는 판결을 냈지만, HS효성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최종적으로 법원이 판결을 뒤집고 특허를 무효화 했다.

이에 대해 HS효성 관계자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준 재판부에 감사하며, 당사가 미국 특허심판원에 청구한 특허무효심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타이어코드 설명. 사진=한국타이어
타이어코드 설명. 사진=한국타이어

타이어코드는 고하중 차량인 전기차·스포츠유틸리티차(SUV)용 타이어 제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아라미드·나일론 등 고강도 섬유와 금속와이어를 적용해 타이어를 보강한다.

리서치네스터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글로벌 타이어코드 시장은 약 98억달러(약 13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고중량 차량이 늘어가는 현 자동차 시장 추세에 맞춰 타이어코드는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코오롱과 HS효성은 시장 리더십과 기술 경쟁력을 위해 물러날 수 없는 일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아직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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