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 절반 '뚝'
금리인상 등 실수요자 전세대출 부담↑
공급물량 감소도 월세선호현상 부추겨

전세값 급등과 금리인상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전세값 급등과 금리인상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전셋값 급등으로 수요자들이 월세를 선택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됐다. 특히 금융권의 금리 인상과 전세 대출 어려움 등으로 수요자들의 월세 갈아타기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거래 건수는 1594건으로 전년 동기(4901건)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서울 지역의 경우 집값이 소폭 하락했지만, 수요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고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따른 전셋값과 전세대출 이자 상승으로 올해 들어 월세를 택하는 세입자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전국 아파트 임대차 거래건수는 38만3859건(수도권 23만2468건‧지방 15만1391건)으로 집계됐다.

실제 전국 17개 시·도에서 이뤄진 임대차 거래 중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모두 추월했다. 지역별로 월세 비중은 수도권에서 서울이 57.4%로 경기 56.7%, 인천 53.5% 등이다.

비수도권의 경우 제주의 월세 비중이 85.4%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충남 65.2% ▲울산 61.9% ▲대구 61.6% ▲경북과 경남 61% ▲부산·세종 58.6% ▲충북 58%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대를 웃돌았다.

시중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대출 이자가 월세 수준으로 높아짐에 따라 전세에 대한 메리트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세자금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들의 경우도 월세 선호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렵거나 대출이 자가 월세보다 높아졌다”며 “이런 이유로 임차인들은 월세를 선호하는 등 월세를 받으려는 임대인 수요와 맞물린 결과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조사 결과 올해 월평균 생애 첫 주택구매자 비중도 2010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인 3만8749명을 기록했다. 지난해(5만6856명) 대비 약 32% 급감한 수치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보유자의 경우 부동산을 활용하거나 매각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비 보유자의 경우 대출 외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며 “국내 가계 자산의 특성상 대출규제 강화가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공급 물량의 감소도 월세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올해 하반기 서울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상반기보다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기조 등에 따라 수요자들의 월세 선호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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