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변화이나 4분기에도 추가 조치 필요"
연료비 상승 감안하면 33.6원 올라야 하는 상황
"위기의식 확인… 후속 조치에 대한 기대 커져"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제공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5원 인상한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의 실적에도 어느정도의 영향이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높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 건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설명하면서도 한전 실적 악화의 주력인 에너지 가격 급등이 안정되지 않았고, 4분기에도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28일 전문가들은 3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제한적이나, 최악의 상황은 통과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실적 정상화를 위해서는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이나 원유·석탄 등 원재료 가격의 급락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전은 연료비조정단가 산정을 반영해 3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5.0원 인상한다고 전일 발표했다. 인상폭은 상반기 평균 요금 109.0원대비 4.6% 수준이다. 이번 요금 조정에서 전기요금 연료비조정단가의 분기 최대 조정폭은 ±3원에서 ±5원으로 늘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올해 예상 연간 전력판매량 55만GWh에 전기요금 인상폭 5.0원을 곱하면 이에 따른 매출액 증대효과는 2조750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발전믹스나 원재료가격의 변화가 기존 추정치와 동일하다면 연간 영업이익 체력도 2조7500억원 개선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기존 예상하고 있던 올해 한전의 대규모 영업적자폭 대비 개선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정부가 전기요금의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데 공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라며 “이를 통해 한국전력이 최악의 상황은 일단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연료비 조정단가가 예상치를 넘어선 것은 맞지만, 적정치에 비해서는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상을 통해 3분기 전력판매단가는 전년대비 10.5% 늘어나게 되며, 4분기에도 현 수준이 유지될 경우 15.3% 증가한다”며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가 4분기까지 유지될 경우 하반기에 기대할 수 있는 매출액 증가폭은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같은 기간 연료비 상승폭은 전력판매단가 상승폭을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연료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는 올 상반기 평균 국제 석탄가격은 톤당 309.9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23.32% 높은 수준이며, 2분기 평균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109.4달러로 같은 기간 64.9% 증가했다.

이를 감안하면 3분기까지 연료비 관련으로 발생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33.6원/kWh 수준이다. 이번에 인상된 5원에 비해 6배 이상 높다.

실적에 드라마틱한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겠으나, 이번 결정이 주가에 긍정적인 것만은 확연하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9일 국민연금의 한전 대량주식취득 관련 공시에 이어, 이번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결정으로 한전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생활 물가가 급등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조정단가를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변동 상하한 폭을 확대하면서까지 인상한 이번 결정을 통해 작금의 한전 상황에 대한 정부의 위기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후속 조치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한다”면서 “실적 악화의 주범인 에너지 가격의 안정화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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