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가 상승·원자재가격 안정화, 조선사 흑자전환 청신호
인력난 해소는 요원, 업계 "저임금과 고용불안 개선이 시급"

국내 조선업계가 연간 목표치인 85% 이상을 채우는 등 하반기 흑자전환 달성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인력난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국내 조선업계가 연간 목표치인 85% 이상을 채우는 등 하반기 흑자전환 달성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인력난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올해 351억4000만달러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 연간 목표치인 85% 이상을 채웠다. 원자재가격도 안정화되는 분위기로 흑자전환에 청신호가 들어왔으나, 인력난 고민은 여전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빠르면 올 하반기 흑자전환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신조선가 상승 호재와 선박 인도량이 증가하면서다. 실제 업계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액화천연가스(LNG)선, 컨테이너선들의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만7400㎥급 LNG운반선의 경우 2억2700만달러에서 2억3100만달러로 올랐다. 신조선가 지수도 지난달 기준 160.84로 전년 동기 143.95보다 약 11% 올랐다. 2020년 11월(125포인트) 이후 19개월 간 오름세가 지속됐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수급 논리로 따지면 LNG선은 부르는 게 값”이라며 “안정적인 물량을 바탕으로 선별적인 수주를 통해 선가 인상을 계속 확보해 갈 수 있도록 영업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역대급 수주에도 조선업계 표정은 어둡다. 심화하는 인력난은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연말까지 조선소에 용접·도장공 등 필요한 인력은 9500여명으로 예상된다.

이에 조선업계는 그간 불황기에 반도체 생산, 건설 현장 등으로 떠났던 숙련공을 백방으로 수소문 중이지만, 열악한 작업 환경과 낮은 임금으로 소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하청 파업으로 이슈가 된 저임금 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저임금 수준으로 깎인 시급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원청과 협력사 사이 임금 격차도 인력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와 관련 지난달 26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새로운 원·하청 상생 협력모델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당장 외국인 노동자를 들여오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선업계 인력난 해소 방안으로 외국인력 유입 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저임금과 고용불안 개선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일감은 잔뜩 쌓아 났지만, 건조물량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젊은 세대마저 조선소 취업보다는 배달이나 제조 등 단기 아르바이트 선호한다. 임금 구조 개선이나 정부 대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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