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우호적 환경…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 주력
정부 "현장 목소리 반영해 어려움 개선에 노력하겠다"
해운사, 물류서비스 강화 등 분위기 반전에 '고군분투'

조선·해운업계가 모처럼 찾아온 호황을 기회 삼아 글로벌 해양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해 나섰다. 앞서 조선업계는 중국 저가 수주 공세에 밀려 내준 전 세계 선박 발주시장 1위 자리를 되찾았고, 해운업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증가한 물동량에 힘입어 상승세다. 이들 업계는 각각 선종 다양화와 사업 다각화 등의 전략을 추진한다. 이에 각 사별로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력 강화 노력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조선업계는 국내외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도 수주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도 조선업 전반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현장의 개선 요구 등을 관련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발주 강세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도 친환경 선박 개발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발주 강세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도 친환경 선박 개발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LNG선 수요 강세·정부 지원책 힘입어, 수주 총력전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수주에 힘쓴 결과 상반기 전 세계에 발주된 LNG선 89척 가운데 63척(70.7%)을 쓸어 담았다. LNG선은 업계의 대표 선종으로 각사별로 기술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LNG선의 경우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와 맞물려 발주 문의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 2023년부터 선박 온실가스 규제를 강화에 나선다. 고객사들의 친환경에 대한 요구도 거세져 LNG선박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들어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는 등 비용절감도 가능할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철강사와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가격 동결이나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

이미 협상 주도권은 조선업계로 넘어간 모양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되면서 폭등했던 원자재가격이 점차 안정화를 되찾아 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 정보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7일 기준 톤당 119.6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13일 기준으로는 톤당 109.4달러까지 내렸다. 최고점을 찍었던 올 3월(159달러) 대비 많이 떨어졌다.

조선사들은 원자재가격 하락세를 이유로 인하 혹은 가격 동결을 주장한다. 선박 건조에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가격이 동결이나 인하될 경우 비용 부담이 다소 줄어든다. 수익성 개선을 통한 흑자전환 목표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카타르와 LNG 운반선 선가 협상에도 진전을 보이며 저가 수주 우려를 털어내는 등 흑자전환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은 앞으로 2~3년 일감을 넉넉히 확보했다.

조선업계는 앞으로 산업환경 맞춰 고부가가치 선종 개발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정부도 조선업 지원책 수립에 나섰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15일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을 방문해 업계 목소리를 청취했다.

장 차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환경규제 강화, 디지털 전환에 따라 친환경·스마트 선박 연구개발(R&D) 등 전문기술인력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분야도 산업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물동량 감소와 고유가·고환율 등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선제적 투자와 신규 노선 발굴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해운업계는 물동량 감소와 고유가·고환율 등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선제적 투자와 신규 노선 발굴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하반기 불확실성… “투자, 물류 서비스 강화로 극복”

해운업계는 환경규제 강화와 고유가·고환율 등 어려움에 직면했다. 여기에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컨테이너 해상운임이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등 하반기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앞서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항만 적체로 비롯된 해상운임 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HMM도 2020년을 기점으로 되살아났고, 국적 선사로서 위용을 회복했다.

회사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 통 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친환경 선박 교체와 설비투자를 대폭 확대해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다.

그동안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사업 비중을 조정해 벌크선(철광석·석탄·곡물 등 원자재 운송)사업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HMM뿐 아니라 해운업계 전체적으로 친환경 선박 전환에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방침이다.

위축된 물동량도 3분기를 기점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적으로 3,4분기는 대표적인 성수기로 꼽히기 때문이다. 해상 운송 서비스 품질 향상과 신규 노선 개척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노선 확충과 고객사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해운재건 이후 중소선사 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힌 만큼 금융지원을 통한 선박 발주도 늘어날 수 있는 기대도 높다.

국내 조선·해운업계의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해운사는 신규 선박을 통핸 물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고, 조선사는 추가 일감을 얻어 수주 호황을 지속할 수 있어 서로 윈-윈(Win-win)이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도 조선과 해운산업을 안보와 전략 관련 중요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 다양한 지원책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돼 부활에 기지개를 켠 조선업계와 이제 막 안정세에 접어든 해운업계 성장이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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