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매매가격, 3년4개월 만에 최대 낙폭
서초·용산 제외 서울 모든 권역 집값 하락 기록
'철옹성' 강남 6주 연속 내림세… 노도강 급추락

서울 집값이 3년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 집값이 3년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최근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인상과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등 여파로 서울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집값이 11주 연속 하락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8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7% 하락했다. 전주(-0.06%)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0.08%)도 마찬가지도 지난주(-0.07%)보다 집값이 더 떨어지면서 11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3년4개월 만에 기록한 가장 큰 하락폭이다.

서울을 권역별로 보면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했던 서초구(0.00%)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기대감이 커진 용산구(0.00%)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하락했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외곽지역의 약세가 이번 주에도 이어졌다.

노원구(-0.20%)는 전주(-0.15%)보다 0.05%포인트 떨어지며 서울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8월12일(-0.22%)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도봉구(-0.18%)와 중랑구(-0.16%), 강북구(-0.12%) 등도 내림세가 지속됐다.

철옹성으로 불렸던 강남(-0.02%)도 6주 연속 하락세가 유지됐다. 송파구(-0.06%), 강서구(-0.05%) 등도 마찬가지다. 양천구(-0.05%)는 학군 이주수요 감소 영향을 받은 신정·목동 대단지 위주로, 영등포구(-0.05%)는 중저가 구축 위주로 하락했다.

인천(-0.11%→-0.18%)은 입주물량과 금리인상 우려로 매물적체가 지속됐고 집값 하락 폭도 커졌다. 중구(-0.36%)는 영종하늘도시 위주로, 연수구(-0.23%)는 연수·송도동 위주로, 계양구(-0.27%)는 작전·효성동 소규모 중심으로 인천의 전체 하락폭이 확대했다.

경기 집값(-0.10%)은 지난주(-0.09%)보다 하락 폭이 확대돼 11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천시(0.16%)는 직주 근접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과천시(0.09%)는 정비사업 이주수요 영향으로 상승했다. 반면 수원 영통구(-0.56%)와 경기 광주(-0.24%), 화성시(-0.20%) 등은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세시장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0.06%)은 지난주(-0.05%)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0.03%)은 지난주와 동일했다. 인천(-0.11%→-0.18%)과 경기(-0.08%→-0.10%)는 하락폭이 커지면서 수도권(-0.07%→-0.09%)의 전체적인 하락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역별로 매물가격 하향 조정 단지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며 “당분간 주택가격 내림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와 여름 휴가철 영향 등으로 매수문의가 한산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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