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 취약 지역으로 평가, 과거 두 차례 침수로 큰 피해
서울시, 침수 예방사업 1조4000억원 투입, 효과는 '글쎄'
도시 급격한 개발로 물 흡수 능력 저하… 빗물 고이는 지형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의 피해에 관심이 집중된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강남구와 서초구 지역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강남지역 시간당 최대 강우 처리 용량(85㎜)을 초과해 일대는 마치 수상도시처럼 물바다가 됐다. 값비싼 외제차 수백대가 물에 잠기고 아파트 지하주차장까지 빗물이 쏟아졌다.
강남 일대는 교통이 편리해 출퇴근이 용이하고 주거환경이 좋다는 이유로 전국에서 초고가 아파트가 가장 많은 동네다. 하지만 서울의 부촌으로 불리는 강남이 천재지변으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강남이 과연 살기좋은 곳인지 의심이 커진다. 강남 일대는 2010년 9월과 2011년 7월에도 집중호우로 물에 잠기는 사태가 발생했다.
강남은 과거 저지대여서 개발 이전엔 늪지대가 많았다. 이를 매립해 오늘의 강남이 됐다. 따라서 배수 인프라가 완벽하게 구축됐어야 하지만 급하게 개발되면서 이를 소홀히 했다.
이에 서울시는 2015년 ‘강남역 일대·침수취약지역 종합배수 개선대책’을 발표해 ▲잘못 설치된 하수관로를 바로잡는 배수구역 경계조정 ▲서울남부터미널 일대 빗물을 반포천 중류로 분산하는 지하 배수시설인 유역분리터널 공사 등을 추진했으나 예산 등으로 문제로 공사가 지연돼 여전히 침수 취약 지역으로 남았다.
서울시는 강남역 등 33개 주요 침수취약지역 수방시설 확충사업으로 ▲하수관거 개량 사업 7364억원 ▲빗물 펌프장 신·증설 사업 2939억원 ▲빗물 저류조 설치 사업 2142억원 ▲하천정비 사업 1649억원 등 총 1조4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이번 폭우의 결과를 보면 어떤 부분이 개선됐는지 의문이다.
빗물이 고이는 지형이라는 점도 강남 일대가 상습적으로 물 난리를 겪는 이유로 꼽힌다. 강남역 일대는 주변 지역보다 10m 이상 낮은 항아리 형태의 지형이다. 아울러 도시가 급격하게 개발되면서 아스팔트 거리가 많아졌고 물이 흡수될 공간이 점차 사라졌다.
서울 중심에 위치해 출퇴근이 용이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했다. 예술의전당에서 사당역으로 가는 남부순환로와 서초경찰서, 반포대로 등에서 폭우로 차주들이 포기하고 간 차량이 그대로 멈췄고 일부 주요 도로가 통제돼 큰 불편을 겪었다. 물론 천재지변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쉽게 예방하기 힘들지만 가장 비싼 동네의 취약점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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