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사업장 방문 등 현장경영 가능성
경기침체·업황 불안 등 대응책 모색 집중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 부당합병 혐의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 부당합병 혐의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에 대해 재계 안팎의 온갖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되면서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현재까지 공개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다. 올해 발표한 450조원의 투자와 8만명의 신규 고용, 2030년 시스템반도체 분야 1위 도약 등 과제가 많지만, 여전히 ‘신중 모드’다. 

일각에서는 국내외 반도체 사업장을 돌며 점차 보폭을 넓혀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지만, 업황이 좋지 않다. 이에 대응책 모색에 집중하는 등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전시장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이 경영진과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착공식 참석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해 5월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평택 캠퍼스를 찾았다. 이 부회장이 답방 차원에서 미국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해외 출장도 이전보다 자유로워진 상태로 이 같은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해외 인적 네트워크 복원, 인수합병(M&A), 칩4 동맹 등 눈앞에 놓인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어 당분간 신중한 행보를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부당 합병과 회계 부정 의혹으로 매주 재판에 참석으로 해외 출장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다만 이 부회장 잠행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당장 국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현장 경영을 재개해 차츰 보폭을 넓혀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최근 전 세계적인 경제침체가 현실화하는 등 잠행을 지속하기는 부담이 따른다. 이에 잠행을 풀고 이른 시일 내 공식 일정을 시작하면서 경제 위기 대응을 비롯한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도 특별사면 발표 당시 “앞으로 열심히 뛰면서 기업인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의 기대와 정부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복권으로 활발한 경영 참여가 기대된다. 하반기 고물가, 금융 불안과 같은 경영환경 불확실성 속 산적한 과제가 많다. 전략 마련에 집중하면서 대규모 투자와 청년 고용과 같은 세부 계획 수립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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