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전 대변인 "관저선정 때 역술인 '천공' 답사"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의 새 관저를 찾는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야권은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내며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통령경호처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일 뉴스토마토는 천공이 대통령관저 결정과정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3월께 천공과 대통령직인수위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팀장이던 김 경호처장이 한남동에 위치한 육군 참모총장공관과 서울사무소 사전답사를 했는데, 관련 내용이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됐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일보도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집필한 신간 ‘권력과 안보(문재인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를 인용해, 부 전 대변인이 지난해 4월 남 전 총장으로부터 천공이 육군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야권은 천공 방문이 거론되는 일자의 폐쇄회로(CC)TV 영상 공개 등을 요구하며 이번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대통령이 용산 관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알리바이를 조사해서 공개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천공이 방문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해당 일자의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 CCTV 영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 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해당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서울 시민 교통 불편 초래하고, 천문학적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대통령실과 관저를 이전한 배경에 천공이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은 그동안 천공 청와대 관저 이전 개입 논란을 전면 부인해 왔다. 하지만 이번엔 국방부 전 대변인이 당시 남영신 육참총장에게서 들었다는 구체적 정황까지 언급하며 증언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가짜뉴스라는 말로 발뺌하고, 오리발만 내민다고 해명될 수 없다”며 모든 의혹의 진실을 낱낱이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통령경호처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은 “천공과 일면식도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 ‘가짜 뉴스’를 확산하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실은 대통령 관저를 물색하는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과 그를 인터뷰한 김어준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