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화이트·레드바이오 3개 축으로 바이오 공룡 도전
바이오분야 벌써 효자 노릇…지난해 영업익 6367억원
CJ바이오,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기술수출 2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6647억원으로 전년보다 9.2% 늘었다. 그린바이오가 중심인 바이오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4.5%의 증가율을 보이며 6367억원을 기록했다. 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6647억원으로 전년보다 9.2% 늘었다. 그린바이오가 중심인 바이오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4.5%의 증가율을 보이며 6367억원을 기록했다. 사진=CJ제일제당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등장했다. 위탁개발생산, 각종 질환을 진단하는 진단장비와 카트리지, 바이오의약품 등 분야도 다양하다. 몸집이 커진 이들 업체는 전 세계를 누비며 글로벌기업으로 도약을 외친다. 이들의 성공을 목격한 기업들은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를 낙점하고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바이오산업 진출을 선언한 각 기업의 전략과 이슈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식품공룡 CJ제일제당이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시키며 글로벌 바이오기업 도약에 나섰다. 농업·식품부문 그린바이오, 에너지부문 화이트바이오, 의료·제약 부문 레드바이오를 3대 축으로 한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레드바이오 분야는 CJ바이오사이언스가 맡는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린바이오, 핵산이 담당… 전 세계 1위

일찍이 그린바이오분야에 뛰어든 CJ제일제당은 대표적인 식품조미소재인 핵산에 집중했다. 핵산은 음식의 감칠맛을 더하는 조미소재의 핵심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1977년 본격적으로 핵산을 생산했으나 일본 등 경쟁업체보다 출발이 늦어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존 업체와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CJ제일제당은 기술경쟁력과 더불어 고객입장에서 필요한 사용법과 레시피 등 솔루션을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시장과 고객 분석을 통한 트렌드 예측으로, 필요한 투자를 적기에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12년 전 세계 핵산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이후 핵산시장에서 가격과 더불어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역량이 중요해지자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에 총 3곳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기술경쟁력에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확보하면서 현재까지 글로벌 점유율 50% 이상을 보이며 핵산시장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린바이오는 CJ제일제당 실적에서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6647억원으로 전년보다 9.2% 늘었다. 그린바이오가 중심인 바이오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4.5%의 증가율을 보이며 6367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 세계 그린바이오시장 규모는 약 190조원 정도로, 매년 8%씩 성장하고 있다”며 “핵산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대표 그린바이오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화이트바이오, 5000톤 이상 계약 성사

화이트바이오분야 사업확장에도 분주하다. 지난해 5월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에서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아놓는 고분자 물질로 해양에서 분해된다. 

기존 생분해 소재들은 석유·화학계열 원재료로 만들어지고 있다. 반면 PHA는 바이오 원료로 만들고, 바닷물에서 100% 생분해되기 때문에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생산과정에서 주요 원료소재로 활용된다는 게 CJ제일제당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플라스틱을 줄이고 친환경 원료 사용을 유도하는 규제가 늘고 있다”며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조원에서 2025년 약 16조원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본생산 전부터 글로벌 대형 거래처를 중심으로 5000톤 이상의 계약이 성사될 정도로 CJ제일제당 PHA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수십 년간 쌓아온 독보적인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소비자가 일상에서 친환경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FDA, 면역항암치료제 1·2상 임상계획 승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초 레드바이오분야를 담당할 CJ바이오사이어언스를 출범시키면서 바이오사업 3대 축을 완성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로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과 생태계를 합친 용어로, 사람 몸 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말한다.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치료제 CJRB-101 1상과 2상 임상시험계획서를 신청한 후, 지난 1월 말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CJRB-101은 면역항암 타깃 신약후보물질이다. CJ제일제당이 구축한 균주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면역학적 검토를 진행한 후 개발됐다.

임상은 두경부 편평세포암종, 흑색종 등 전이성 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예비적 효능을 평가한다. 미국과 한국의 다수 임상기관에서 실시되며 1상에서 최대 46명, 2상에서 최대 12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해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기존 면역항암제의 낮은 반응률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이 주목받고 있다”며 “예상보다 빠르게 FDA 임상 승인이 나면서 신약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로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 기술수출 2건을 보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황윤일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문장은 “지난 50년 이상 축적된 미생물 발효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1등 바이오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바이오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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