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미래 성장사업 중심에 선 '친환경 분야'
현대오일뱅크, 화이트바이오서 시너지 모색
'수소' 사업에 진심 GS칼텍스… '정중동' 행보

친환경이 아닌 필(必)환경시대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은 사상 최대의 한해를 보냈다. 러시아-우크라이너 전쟁은 에너지 대란을 유발하며, 유가 및 정제마진을 자극했고, 정유사들은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기업들은 그간 벌어들인 수익으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쏟는다. 국내 정유 4사에 공통된 목표는 ‘탈석유’다. 국제적인 친환경, 탄소중립 기조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속가능한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정유사들의 미래먹거리 발굴 모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최근 업계에 부는 ‘탈정유’ 흐름에 올라탔다. 수익성 변동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사업구조 개선에 나섰으며, 이들 기업은 석유화학산업과 바이오·수소 등을 미래먹거리로 낙점하고 중점 육성 중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속도를 낸 현대오일뱅크가 차세대 유망사업으로 떠오른 화이트바이오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 중이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긍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속도를 낸 현대오일뱅크가 차세대 유망사업으로 떠오른 화이트바이오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 중이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긍

◆HD현대 중심 오일뱅크, 사업구조 다각화 선언

지난해 HD현대그룹 실적을 지탱했던 현대오일뱅크는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속도를 냈다.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는 바이오사업은 회사가 공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실제 현대오일뱅크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톤(t) 규모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 건설을 본격화했다. 

경영진은 변화하는 산업환경과 친환경 등 고객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사업으로 차세대 화이트바이오 사업을 낙점했고, 마침내 첫발을 내디뎠다. 앞서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 계획은 회사가 바이오사업을 밀어붙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전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도 선제적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전히 석유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구조를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석유 수요를 대체함으로써 국내 에너지안보를 제고하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당장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연간 100만톤에 달하는 물량을 생산해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회사는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 등 신사업 이익 비중을 70%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한 사업으로 여겨지면서 신사업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와 관련 블루수소 등을 3대 미래 비전으로 선정하고 관련 사업 추진을 가속한 상태다. 

수소분야에 대해서는 2025년까지 블루수소 연산 10만톤 생산계획을 세웠다. 회사는 수소 생산량을 지속 늘려가 HD현대 주요 계열사들에서 사용 중인 에너지원도 단계적으로 수소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8월 발간한 첫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 성과 보고서를 통해 주영민 사장은 “더욱 거세진 탄소중립 물결 속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와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8일 경상남도 진주시 남동발전 본사에서 청정수소 관련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협역식에 참석한 김정수 GS칼텍스 전략기획실장(오른쪽)과 이상규 한국남동발전 안전기술본부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와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8일 경상남도 진주시 남동발전 본사에서 청정수소 관련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협역식에 참석한 김정수 GS칼텍스 전략기획실장(오른쪽)과 이상규 한국남동발전 안전기술본부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GS칼텍스 제공

◆비정유사업 확장에 속도, '청정수소'가 핵심 

GS칼텍스는 국내 수소경제를 앞당기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비정유부문 사업 확대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창사 이래 최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남 여수에 올레핀 생산시설(MFC) 준공하기로 결정했다.

이 시설은 회사의 사업구조 전환에 핵심이 될 전망으로 총 사업비만 2조7000억원에 달한다. GS칼텍스는 이번 준공으로 연간 ▲에틸렌 75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 ▲프로필렌 41만톤 ▲혼합C4유분 24만톤 ▲열분해가솔린 41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기존 회사가 보유한 생산설비와도 연계한 운영이 가능해 핵심사업과 균형 추가 유지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녔다. GS칼텍스는 이를 통해 신규 석유화학 제품군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도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해당 시설에선 다양한 원료 투입을 통해 수소를 부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수소사업 확대 전략과도 맞물렸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도 “MFC시설 준공은 비정유사업 비중이 확대되는 사업 다각화와 성장성을 동시에 이루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회사는 이와 함께 청정수소 밸류체인(Value chain) 협력체계 구축으로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목표에 맞춰 지난 8일 경상남도 진주시 한국남동발전 본사에서 한국남동발전과 청정수소 생산, 공급, 활용 및 기타 탄소중립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청정수소는 수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하지 않거나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해 현저히 적게 배출하는 수소를 의미한다. 양사는 여수 수소허브 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청정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협력체계가 구축된 것으로 GS칼텍스는 국내 주요 수소 생산자로서 축적한 기술 및 전문성을 활용해 청정수소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여수산단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특히 에너지 안보 확립에 있어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기지 구축 및 수소·암모니아 혼소 등 집중형 발전 육성이 필수적으로 여겨지는 등 이들 기업은 정부의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 및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 국정과제 운영에도 기여한다는 각오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회사는 탄소중립 등 미래 환경변화와 에너지전환 등을 위해 탄소감축과 저탄소 신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남동발전과 업무협약도 그 일환으로 이뤄졌다”며 “수소경제 기여 및 친환경 생태계 구축 등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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