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목표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 확 바뀔 듯
샤힌 프로젝트 2단계 본격 착수, '미래 비전' 가속
석유화학 제품 생산 다양화 강점, 탈정유 신호탄
친환경이 아닌 필(必)환경시대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은 사상 최대의 한해를 보냈다. 러시아-우크라이너 전쟁은 에너지 대란을 유발하며, 유가 및 정제마진을 자극했고, 정유사들은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기업들은 그간 벌어들인 수익으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쏟는다. 국내 정유 4사에 공통된 목표는 ‘탈석유’다. 국제적인 친환경, 탄소중립 기조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속가능한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정유사들의 미래먹거리 발굴 모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친환경 에너지 화학사’. 중동 글로벌기업 사우디아람코가 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이 내놓은 미래 비전이다. 회사는 이 같은 비전에 맞춰 선제적 투자 등으로 사업의 비중을 점차 신사업 쪽으로 옮기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간 사상 최대실적에 힘입어 회사는 체계적인 목표를 세웠고, 석유업황 변동성 극복을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석유화학 제품 생산 다양화에 나섰다.
◆‘샤힌 프로젝트’ 가속도, 국내 산업계 들썩
에쓰오일이 지난 9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서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을 가졌다. 이 자리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 경영진도 참석해 재계 전반에 관심이 집중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추진하는 2단계 석유화학 생산시설 구축사업이다. 회사는 이번 기공식을 시작으로 석유화학 설비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단일 기업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로는 국내 최대규모다.
2026년까지 투입되는 사업비만 약 9조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4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투입돼 2018년 완공된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 후속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에 따라 회사는 연간 최대 320만톤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와 플라스틱, 합성수지 등이 원료로 쓰이는 설비가 들어서는 만큼 다양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관련 제품군 생산이 가능하다.
그간 에쓰오일은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안들을 강구해 왔다. 이에 회사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비롯한 수익구조 안정화에 주력했고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샤힌 프로젝트 역시 산업 지형 변화 등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나온 해답이다. 에쓰오일은 이와 관련 미래 성장동력 마련이라는 핵심 비전 아래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며, 인류와 환경에 기여하는 회사로 탈바꿈해간다는 목표다.
과거 석유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는 석유화학부문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다진 셈으로 석유화학은 회사의 신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비중 극대화, ‘탈탄소’에 역량 결집
에쓰오일은 석유화학을 선택한 배경은 전 세계적으로 떠오른 친환경 흐름에 발맞춘 전략이다. 회사는 이와 함께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샤힌 프로젝트의 경우 이런 이유에서 국내 산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에 비중을 높여 온실가스 다 배출 악당 기업 이미지를 벗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되지만, 실상은 탄소중립과는 멀기 때문이다. 정유업과 마찬가지로 석유화학 제품 생산 시 탄소배출은 불가피하다.
일각에선 친환경 경영에 힘을 실은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게 맞냐는 의문점을 제기한다. 당장 에쓰오일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전망치(BAU) 대비 배출량을 35% 줄인 후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에 있어 회사가 앞세운 것은 친환경 스타트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다. 회사는 관련 기업들과 협업 분야를 넓혀가는 등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그동안 중심이 됐던 연료유 생산에서 나왔던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화학 기업’이라는 비전 2030 달성을 핵심으로 꼽은 회사가 ▲샤힌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 ▲안전 최우선 문화 확립 등 주요 목표 실천을 위한 전사적 노력에 결실을 보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대주주인 아람코의 경우 에쓰오일 비전 달성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등 석유화학 신기술(TC2C), 저탄소(lower carbon) 에너지 연구개발(R&D) 등도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회사에 샤힌 프로젝트 2단계 완료 후엔 비전 달성에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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