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탑승 전 인터뷰 "제 가족의 죄 너무 커"
사죄방문 예고에 5·18 재단 "광주 오면 돕겠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26일(현지시간) 뉴욕 JFK 공항에서 귀국 비행기 탑승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26일(현지시간) 뉴욕 JFK 공항에서 귀국 비행기 탑승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어린 시절 집에서 5·18은 폭동이라고 교육받았다”며 “가족의 죄가 너무 컸다”고 밝혔다.

전씨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은 웬만하면 5·18 이야기는 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비극을 겪으신 분들의 진실된 이야기·증언을 듣고 (진실을) 깨달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된 사죄와 회개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약 복용으로 발언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마약을 하지 않은 전 국민이 아는 사실을 말한 것”이라며 “용기가 부족해 마약의 힘을 빌려 말했으나 마약에 대해선 정말 사죄를 드리고 앞으로는 다시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를 내사 중인 데 대해선 “조사를 받을 것”이라며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조차 혜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귀국하자마자 광주에 가겠다는 자신의 계획이 경찰 조사로 무산될 가능성에 대해선 “정말 광주에 가고 싶지만 못하게 된다면 그것도 제 운명이기 때문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5·18 관련 단체는 반성과 사죄를 위해 찾아온다면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전씨는 전날 오후 8시쯤 5·18 기념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 도와달라”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5·18 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반성과 사죄를 위해서 광주에 온다면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답변했다.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도 공지사항을 통해 “전씨가 방문하면 따뜻하게 맞아줄 것”이라며 “협의가 된다면 5·18 민주묘지 참배, 추모승화공간 방문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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