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료시킨 'K-라면'… 올 1분기 수출액 2억달러 첫 돌파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올 1분기 라면 누적 수출액이 동기간 대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K-라면’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라면 수출액은 2억800만달러(2744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1분기 기준 가장 높은 금액으로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1분기 수출액(1억8193만달러)보다 14.3% 증가했다.

1분기 라면 수출액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5년 1분기 5077만달러였던 라면 수출액은 2018년 1분기 1억7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긴 데 이어 올 1분기 2억달러를 돌파했다.

라면 수출액 증가를 이끈 주요 원인으로는 K-콘텐츠의 확산이 꼽힌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자 여기에 등장하는 국산 라면 제품들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대표적이며,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불닭볶음면과 팔도비빔면을 먹는 장면 등도 글로벌 팬들에게 화제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전 세계적으로 간편식시장이 성장한 것도 라면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라면 수출액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전체 농축산식품 수출액은 1분기 21억791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2.0% 감소했다. aT는 주요 수출국에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권역별로 보면 유럽연합(EU)·영국으로의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4.1% 감소했고 아세안 국가와 미국으로의 수출액이 각각 10.0%, 8.5% 줄었다. 반면 중국과 일본으로의 수출액은 각각 18.5%, 3.3%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