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풀어주는 방안 논의 중
한국·이란 관계 회복 기대감↑… 주요 에너지 수입 등 주목

한국과 미국 정부가 한국에 묶인 이란 원유 결제 대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한국과 미국 정부가 한국에 묶인 이란 원유 결제 대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한국과 미국 정부가 경제 제재 조치로 한국에 묶인 이란 원유 결제 대금을 돌려주기로 하면서 양국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30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유엔 분담금 지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 등 공적인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조건으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동결된 이란 원유 결제 대금 70억달러(9조3000억원)을 풀어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과 한국은 이란 자금 동결을 해제하는 실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이란에서 석유를 수입하면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원화 계좌로 대금을 지급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달러 계좌가 막힌 결과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JCPOA)을 탈퇴하면서 원화 결제 계좌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이번 조치에도 국내 이란 계좌의 자금을 바로 송금하지는 못하지만 인근 중동 국가에 있는 이란 은행 지점으로 옮겨진다.

이란 정부는 2020년 “한국이 미국의 괴롭힘에 가담했다”며 “한국 기업이 이란시장에 복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란 내 선호도가 높은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해 불매운동을 진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 1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해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하는 등 양국의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였다.

이란은 주요 에너지 생산국이기 때문에 중요한 외교국이다. 일각에서는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이번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양국의 관계가 회복된다면 주요 에너지 수입 등 경제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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