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프리즈社, 현대차 '안드로이드 오토' 특허침해 고소
사실상 안드로이드 오토 장착 자체를 문제삼아
구글, 어프리즈 특허 등록 9년 전에 이미 제품 출시
완성차 기업 여럿에 소송…도요타, 아우디도 당해
도요타는 특허청에 부당 소송 고발
[편집자주] 서울와이어는 비즈앤로(Biz&Law) 코너를 통해 한국 기업이 전 세계를 누비면서 벌어지는 각종 비즈니스 소송을 심도 깊은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생소한 해외 법적 용어와 재판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 국내 산업계가 마주한 글로벌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예측하고자 합니다.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현대자동차가 대부분의 차량에 장비한 ‘안드로이드 오토’ 시스템이 특허침해라며 미국 특허관리회사(NPE)로부터 피소됐다. 이 업체는 안드로이드 오토 개발사인 구글이 아닌 제3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州) 동부 지방법원 마샬지원에 따르면 어프리즈 시스템즈 텍사스(Aprese Systems Texas, 이하 어프리즈)는 현대차를 상대로 미국 특허번호 11,893,378(이하 378)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어프리즈는 “현대차는 텍사스에서 침해 제품을 판매·마케팅·배송하고, 고객과 최종사용자에게 사용법을 지시하는 특허침해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378 특허는 ‘애플리케이션(앱) 및 서비스의 제공과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앱·서비스를 차량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담겼다. 구글 특허(Google Patents)에 따르면 378 특허의 소유자는 어프리즈로 2022년 12월 출원돼 2024년 2월 정식 등록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처럼 스마트폰 앱을 차량 디스플레이에 표시하고 제어할 수 있다. 최신 자동차 업계 트렌드인 ‘커넥티드카’에 핵심 요소로 쓰일 수 있으며 차량 원격진단, 실시간 업데이트, 주행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 제공까지 응용된다.
어프리즈는 소장에서 “현대차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차량과 관련해 378 특허를 직접적으로 침해했다”며 “당사는 현대차 측에 어떠한 권한이나 라이선스를 준 바 없다”고 밝혔다.
378 특허의 핵심은 차량 내부 또는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모듈이 앱·서비스 요청을 처리하는 방법이다. 현대차가 판매하는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차량이 378 특허가 제시하는 시스템·방법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어프리즈는 소장과 함께 침해 내용이 상세히 적힌 증거를 첨부했다.
이 증거에 따르면 현대차에 적용된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내비게이션이나 미디어 같은 앱 실행을 명령할 때, 시스템은 접근 제한 또는 허용을 필터링 한다. 어프리즈는 이때 구현되는 알고리즘이 378 특허와 흡사하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안드로이드 오토는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차량에서 쓸 수 있는 앱만 골라서 보여주는데 이 기술이 자기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터치스크린과 같은 사용자 상호작용 과정이나 차량 시스템이 스마트폰을 연결·인식하는 것도 378 특허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했다. 차량 스피커로 앱 조작·소리를 듣거나 디스플레이에 앱 아이콘을 터치하면 차량이 신호를 스마트폰에 보내고 스마트폰이 해당 앱을 실행하는 과정 등이 특허와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차 안드로이드 오토 유튜브 영상, 사용 설명서 등을 제시했다. 이들이 말한 침해 차량은 2015년식 이상 아제라(그랜저)·소나타, 2016년식 이상 투싼·아이오닉 시리즈, 2017년식 이상 아반떼·산타페 등이다. 사실상 현대차 거의 모든 모델을 침해 제품으로 지목했다.
어프리즈는 재판부에 ▲특허침해 확인 판결 ▲손해배상 ▲변호사비 지급 등을 요청했다.
한편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이 개발한 차량용 플랫폼으로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실행 환경을 재구성해 미러링(화면 복사)하는 프로그램이다.
어프리즈의 특허 등록 시점보다 한참전인 2015년 출시된 이후 10년간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아 거의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필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소를 제기한 어프리즈는 현대차 뿐만 아니라 아우디, 도요타 등 다른 완성차 기업에도 비슷한 소송을 걸었다.
어프리즈의 소송에 격분한 도요타는 ‘특허괴물’을 잡는데 특화된 조직인 유니파이드 페이텐트(Unified Patents)에 의뢰해 특허 무효 증거를 수집했다. 현재 유니파이드 페이텐트는 어프리즈가 소유한 특허 중 일부를 미국 특허청(USPTO)에서 재심 하도록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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