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연이은 감시 완화 요구 관철⋯신병관리 실효성 약화
스티븐리측, 심장 우회술 원인 주장⋯외부 산책까지 요구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으로 17년 간 끌어온 론스타 펀드 사태가 사실상 막대한 혈세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정부가 야심차게 소송과 주범인 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 송환을 추진했지만, 이를 미국 법원이 막으면서다. 이 같은 상태에서 정권은 바뀌었고, 수천억대에 달하는 배상금은 새 정부에 떠넘겨졌다. 키맨 체포와 이후 미국 법정에서 나온 정부의 논리와 실책을 면밀히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황대영·천성윤·정윤식·박동인 기자] 론스타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스티븐 리가 법원의 연이은 조건 완화로 점점 자유로워졌다. 그는 심근경색으로 응급 심장수술을 받은 뒤 회복을 이유로 GPS 발목 전자감시 장치 착용 의무를 해제받았고, 외출 제한 또한 종교·의료·직업 활동을 명분으로 완화했다.
실제로 스티븐 리 변호인단은 답변 기한 연장, 정신건강 치료 추가 등을 연이어 관철시켰다. 여기에 3마일 이내의 산책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기타 보석 조건은 유지된다”고 명시했지만, 예배와 가족 행사 참석은 물론 산책까지 가능해지면서 신병 관리의 실효성은 약화됐다.
◆ 심장수술로 GPS 모니터링 해제 연장

2024년 1월 8일 스티븐 리의 변호인단은 미국 뉴저지주(州) 연방지방법원에 GPS 발목 모니터 착용 의무 해제 조건을 같은해 4월 10일까지 3개월간 추가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2023년 3월 8일 법원은 스티븐 리의 석방 조건으로 가택 수감과 발목 모니터 착용 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3년 10월 11일 자택 외에서의 의료 치료를 위해 GPS 발목 모니터 장치를 제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변호인단은 스티븐 리가 개흉 심장수술에서 회복 중이며, 한번에 10분 이상 걷는 것이 제한된 상태이기에 도주 위험이 극도로 낮다는 점을 들었다. 여기에 수술로 인해 모니터를 착용하는 것은 극심한 불편을 야기하며, 그의 주치의들도 의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내용을 덧붙였다.
세부적으로 2023년 10월 중순 스티븐 리는 심근경색으로 응급 개흉 사중관상동맥 우회술(심장 우회술)을 받았고, 수술 시 다리에서 정맥을 채취해야 했기에 발목 모니터가 제거됐다. 의료진은 심장 재활 기간(최소 2024년 1월 10일) 동안 발목 장치 재착용을 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또한 2023년 12월 20일 스티븐 리는 심장 전문의 메튜 카츠(Matthew Katz)의 추적 진료를 받았다. 이후 변호인과의 대화에서 카츠 전문의는 흉골이 거의 회복됐으나, 심장 재활이 계속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2023년 12월 27일자 서신으로 확인했고, 스티븐 리가 심장 재활 수술 프로그램 36회 중 14회만 이수했음을 밝혔다.
◆ '정신건강 검사/치료' 외출 조건 추가

앞서 2023년 9월 11일 스티븐 리의 변호인단은 답변 기한을 2주 연장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개인적인 사정과 더불어 다른 사건들의 일정에 따른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유에서였다. 이후 9월 28일에는 개인적 의료 문제로 제출 기한을 2023년 10월 10일(또는 그 이전)까지 연장해 달라고 했다.
스티븐 리의 변호인단은 2024년 3월 23일 건강 문제로 인한 외출 요청 허가서를 제출했다. 현행 조건에 ‘사전구금서비스국(PTS) 지시에 따른 정신건강 검사/치료’ 조건을 추가해달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주말에 스티븐 리가 ▲심박수 증가 ▲어지럼증 ▲흉통 등의 우려되는 심장 증상을 겪었으며, 검사와 경과 관찰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료진이 스티븐 리와 불안, 스트레스 관리 연관 상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의 불안정한 심장 상태, 이번 사건이 부과하는 스트레스(특히 송환 시 직면할 조건과 처우에 대한 우려)가 그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전구금서비스 담당관 그릭(Griggs)이 불안·트라우마 치료 경험이 있는 전문 상담가의 지원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는 설명이다.
◆ 외부 산책까지 연이은 감금 완화 요청

2024년 3월 25일 뉴저지주(州) 연방지방법원은 2023년 3월 8일자 조건부 석방명령에 ‘사전구금서비스국(PTS)의 지시에 따른 정신건강 검사 및 치료’ 조건을 추가했다. 같은해 4월 10일 재판부는 GPS 모니터링(발목 전자장치 착용을 통한)을 요구하는 조건을 본 사건 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제거한다고 명령했다. 다만 스티븐 리 대해 현재 효력이 있는 모든 기타 석방 조건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했다.
발목 모니터 해제에 건강 문제로 인한 외출허가 획득까지 성공한 스티븐 리 변호인단은 건강을 위해 자택 외부에서 산책을 허용하게 해달라는 수정을 요청했다. 그의 계속되는 회복 상황과 수술 이후 이동능력, 체력 회복성을 고려할 때, 주거지 반경 3마일 이내에서 산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저희는 리 씨(스티븐리)의 담당관인 스테판 그릭(Stephen Griggs)과 협의했다”며 “그는 이 요청에 동의했을 뿐 아니라 리 씨와 정기적인 산책 일정을 함께 조율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한 “캐롤린 실레인(Carolyn Silane) 연방검사보와도 협의했으며, 그는 본 사안에 관해 정부는 사전구금서비스국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알려왔다”고 덧붙였다.
<글 시점 요약 타임라인>
2023.12.20: 심장 전문의 Matthew Katz 추적 진료.
2023.12.27: Katz 서신: 흉골 거의 회복, 심장 재활 지속 필요(재활 36회 중 14회 이수).
2024.01.08: 스티븐 리 변호인단, GPS 해제 유지를 2024.04.10까지 3개월 연장 신청(수술 회복·보행 제한·의학적 부적절성 근거).
2024.03.23: 스티븐 리 변호인단, 건강 사유 외출 및 ‘PTS 지시에 따른 정신건강 검사/치료’ 조건 추가 요청(심박수 증가·어지럼증·흉통으로 입원, 불안·스트레스 상담 필요 소명).
2024.03.25: 법원, 석방 조건에 ‘PTS 지시의 정신건강 검사/치료’ 추가 결정.
2024.04.10: 법원, GPS 모니터링 조건을 사건 종결 시까지 제거(다른 석방 조건은 전부 유지).
2024.04 이후: 스티븐 리 변호인단, 자택 반경 3마일 이내 산책 허용 수정 요청; PTS 담당관 Stephen Griggs 동의·일정 조율, 연방검사 Carolyn Silane는 PTS 판단 존중 입장 전달.
수시(기타) – 종교·의료·직업 활동, 가족 행사 등 명분으로 외출 제한 점진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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