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아이를 언제 가질 거냐'는 질문 폭력적이라고 느껴
신념과 행실도 평가받는 시대, '좋은 사람' 될 수 있도록 노력
목표는 '마음 건강한 배우', '자신감·자존감 있는 배우' 되는 것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조성규 감독의 신작 영화 '긴 하루'는 '큰 감나무가 있는 집', '기차가 지나가는 횟집', '바다가 보이는 작업실', '긴 하루' 네 개의 이야기로 이어진 옴니버스 드라마로 이뤄졌다.

과거 속 어느 장소, 어느 장면에 대해 각기 다른 기억과 의미를 갖는 상황을 공유하며 영화는 끝없는 한 편의 소설처럼 혹은 끝나지 않는 긴 하루처럼 네 개의 이야기가 수수께끼처럼 이어진다.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신소율은 “힘든 시기에 생긴 기록의 습관이 책(에세이) 발매로 이어졌다”며 결혼 후 바뀐 습관을 소개했다.

영화 '긴 하루' 스틸. '윤주' 역의 배우 신소율. 사진=하준사 제공
영화 '긴 하루' 스틸. '윤주' 역의 배우 신소율. 사진=하준사 제공

신소율은 뮤지컬 배우 김지철과 결혼 후 ‘아이를 언제 가질 것이냐’는 질문을 받다 보니 처음엔 아무렇지 않게 넘겼지만 어느 순간부터 굉장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느끼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스트레스도 아니라 질문이 ‘폭력적’이라고 느껴졌고 감정변화와 신체변화가 찾아왔다.

“‘아이를 아예 안 낳고 싶다’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아이를 싫어하는 마음이 있는 건 더더욱 아니에요. ‘왜 이렇게 이 질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걸까’ 생각하다가 남편에게 제 속마음을 편지로 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제 마음을 들여다보며 기록하다 보니 ‘배우 신소율’이 아니라 ‘사람 신소율’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기억을 돌아보고 기록에 대한 중요성을 알아갈 때쯤 작품을 촬영했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 대한 애정과 의미가 남다른 것 같아요.”

영화 '긴 하루' 스틸. '윤주' 역의 배우 신소율. 사진=하준사 제공
영화 '긴 하루' 스틸. '윤주' 역의 배우 신소율. 사진=하준사 제공

"결혼하기 전엔 '비혼주의자'였어요. (웃음) 그런데 미혼일 적엔 밖에서의 저와 집에서의 제가 굉장한 괴리감을 보였다면 결혼하고 나니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기에 밖에서나 집에서나 제가 동기화되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요즘은 직업이 '연기자'라고 해도 연기만 잘하는 게 아니라 어떤 신념과 인성을 지니고 어떤 행실을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결정되는 시대잖아요. 그래서 저와 제 남편은 구설 없이 원하고 사랑하는 연기를 실컷 할 수 있도록 '우리는 평소에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는 말을 자주 하고 그것에 책임감을 느끼려고 노력해요.“

영화 '긴 하루' 스틸. '윤주' 역의 배우 신소율. 사진=하준사 제공
영화 '긴 하루' 스틸. '윤주' 역의 배우 신소율. 사진=하준사 제공

한 달 전 소속사에서 독립하여 현재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신소율은 소속사에 대해 '그동안 숨을 수 있었던 그늘이 없어진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단단해 보였다. 2022년뿐 아니라 언제나 그의 목표는 '마음이 건강한 배우', '자신감·자존감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어떤 작품에서 어떤 인물을 표현하든 제가 올곧게 서야 맡은 역할을 충실히 표현해내고 마음을 담아 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겉으로만 화려하고 알맹이가 없는 사람보다 속을 내공과 소양으로 채워서 앞으로 제가 자신 있게 하고 싶은 말과 연기를 하고 그것에 있어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영화 '긴 하루' 스틸. '윤주' 역의 배우 신소율. 사진=하준사 제공
영화 '긴 하루' 스틸. '윤주' 역의 배우 신소율. 사진=하준사 제공

”과거 어느 시간을 빗대어도 가장 큰 폭의 성장이 있었던 2021년,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올해 결과물로서 보여드리는 건 공식적으로는 영화 '긴 하루' 1편이지만 이미 촬영을 마치고 내년에 2편의 영화 개봉을 앞뒀어요. 나름대로 저를 돌아보며 책('아이보다 아이')도 집필했고요. 1차원적인 다짐이 아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정립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어 소중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에서 진심 어린 연기로 여러분께 다가갈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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