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87%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부정적 영향 미칠 것"
전경련 "관세 인하·법인세 감세 등으로 기업 부담 줄여야"

국내 원자재 가격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국내 원자재 가격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 국내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자재값 상승이 경영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87%에 달했다. 영향이 없다는 답변은 9.0%,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4.0%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8일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 대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경련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지면 대다수 기업(93.1%) 수익성이 나빠지고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은 평균 9.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이(-11.8%)로 가장 컸고 석유화학·제품(-11.6%), 바이오헬스 (-11.0%), 일반기계·선박 (-7.0%), 전기전자 (-4.8%), 철강 (-4.4%) 등 순이었다.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올 상반기 대기업 영업이익은 평균 8.7% 감소했다. 상반기 중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힌 기업은 49.0%로 집계됐다. 올 하반기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 제품가격을 인상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63.0%에 달했다. 나머지 37.0%는 인상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제품가격 인상 계획이 있는 기업들의 평균 가격인상 폭은 제조원가 부담의 9.6%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중 제조원가 부담 제품가격 반영 예상 비율을 업종별로 보면 석유화학·석유제품(13.6%), 일반기계·선박(11.7%), 전기·전자(8.1%), 바이오헬스(7.5%), 자동차·부품(7.2%), 철강(6.9%) 등 순이었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환율 급등, 임금인상에 따른 채산성 압박에 시달리면서 원가부담의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42.3%는 정부가 원자재 수입 관세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 안정적 원자재 수급처 확보’(36.3%), ‘정부의 원자재 비축물량 방출’(11.3%) 순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주요 원자재에 대한 관세 인하, 법인세 감세 등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경감시켜줘야 한다”며 “해외자원개발 등 원자재 수급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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