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법인 LBM 주식 100주 취득, 2750억 유상증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 확보 차원에서 이뤄져"
인수 본격화… 배터리 4대 소재, 공급망 확보 박차

롯데케미칼이 국내 동박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본격화했다. 회사는 인수를 통해 국내외 배터리 소재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준공된 롯데알미늄 헝가리 양극박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이 국내 동박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본격화했다. 회사는 인수를 통해 국내외 배터리 소재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준공된 롯데알미늄 헝가리 양극박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롯데케미칼이 미국 배터리 소재사업 투자기업인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LBM)’의 주식 100주를 취득했다.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인수를 마무리한 뒤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사회를 열고 2750억원을 들여 LBM 주식을 추가 취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회사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투자재원을 확보 차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2위 동박제조 업체다. 동박은 두께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얇은 구리 박이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이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실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이동 경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차전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게 만든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해외 이차전지시장을 정조준했다. 이에 회사는 이차전지 소재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한 관련 분야에 2030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인수를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미국법인에 대한 주식 취득은 일진머트리얼즈 인수자금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게 맞다. 대형 인수합병(M&A)건으로 조심스럽다. 최종 인수계약 후 관련 공시를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와 관련 인수대금 확보안건이 이사회에서 통과된 만큼 인수 사실을 기정사실화 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6월 헝가리 롯데알미늄공장을 찾아 유럽 전기차시장 선점에 양극박 생산 규모를 2배로 늘리기 위해 1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일진머티리얼즈의 경우 국내 동박시장 점유율 2위뿐 아니라 글로벌 동박시장 점유율 4위를 차지한다. 앞으로 전기차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롯데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잠재력을 일찍부터 눈여겨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로 급성장하는 전기차 소재분야를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 이차전지 4대 소재(양극재·음금재·분리막·전해액) 국내외 공급망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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