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3차례 정회…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등 충돌
여·야 간 막말·고성에 눈살… 민생 없고 정쟁만 일삼아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민생을 중심에 둔 국정감사를 하겠다던 약속은 허울 뿐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는 여·야의 정쟁으로 파행을 거듭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달 4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는 여·야의 신경전으로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퇴장을 놓고 여·야가 의사진행 발언으로 공방을 벌이던 중 정회를 하기도 했다.

특히 민주당은 박 장관을 향해 퇴장과 장관식 사퇴를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치공세를 한다며 윤 대통령의 순방외교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결과 10시 36분 정회한 외통위는 이날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회의를 속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외통위 회의는 다시 중단됐다. 외통위 소속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 과정에서 윤재옥 외통위원장에게 윤 대통령의 '비속어 동영상'을 틀게 해달라고 한 게 발단이 됐다. 

윤 위원장은 여·야 합의를 조건으로 해당 영상을 틀겠다고 했고, 이에 야당은 과도한 제한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국감은 40분여 만에 다시 정회했다.

여·야 간사는 해당 영상의 음성만 재생하기로 합의하고 회의를 속개했다. 이 영상은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과정에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언급한 영상이다. OOO을 놓고 민주당은 '바이든'으로, 국민의힘은 '날리면'이 맞다고 주장했다. 

저녁 식사 후 재개된 회의에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2018년)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고 재차 파행했다.

같은 날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여·야의 정쟁으로 회의가 파행을 거듭했다. 행안위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윤석열 정부가 거짓말로 너무 일관한다"고 한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이에 국민의힘 행안위 간사인 이만희 의원이 이채익 위원장에게 "엄격한 주의를 시키셔야 한다"고 촉구하자,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이 '발언 통제'라며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버르장머리가 없잖아 지금"이라며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다.

이 의원과 김 의원이 설전을 주고받자 이 위원장이 김 간사에게 '버르장머리' 발언을 사과하라'고 중재하며 상황이 간신히 정리됐다.

이 밖에도 국방위원회에서는 여야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이전비용 등을 놓고 충돌했고, 교육위원회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논문표절 의혹과 관련한 증인채택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