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 광물 분야서 협력관계 요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나서… 양극재 공급망 구축

전남 광양에 위치한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케미칼 제공
포스코케미칼이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로부터 양극재 공급을 위한 협조 요청을 받았다. 사진=포스코케미칼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미국 완성차 기업인 포드가 포스코그룹에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공급을 요청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북미산 배터리 광물·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20일 한국을 방문한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와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팔리 CEO는 최 회장에게 양극재 공급을 위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가 포스코그룹에 양극재 공급을 공식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 광물 분야에서도 협력관계를 맺자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을 중심으로 양극재 공급계획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

포드는 국내 배터리 기업 중에선 SK온과 동맹을 맺고 있고 SK온은 에코프로비엠에서 양극재를 공급받는다. 다만 에코프로비엠은 광물과 소재 공급망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한다. 이에 포드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GM 동맹으로 분류되는 포스코케미칼에 손을 뻗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탈중국화’ 정책이 포스코케미칼에게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IRA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은 내년부터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광물을 40% 이상 적용한 배터리를 장착해야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대당 7500달러)을 받을 수 있다.

중국산 원자재와 부품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내 공급망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IRA의 핵심이다. 2차전지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국내 유일한 업체인 포스코케미칼이 대체 업체로 선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제네럴모터스(GM)는 포스코케미칼과 올 5월 8000억원을 투자해 캐나다에 하이니켈 양극재 합작공장인 ‘얼티엄캠’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IRA 시행에 따라 포스코케미칼에 투자하는 기업은 앞으로 늘어날 확률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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