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사령탑 쥔 이래 매년 실적 성장
올 3분기 순익 4조3154억원… KB금융 실적 넘어
채용비리 혐의 대법서 무죄… 사법리스크도 해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신한금융 사령탑을 맡은 이래 꾸준한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더욱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 리딩금융 타이틀을 획득했고, 채용비리 관련 사법리스크도 털어내 연임 자격은 충분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조 회장은 연임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이달 29일 회장 후보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를 확정했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인사는 조 회장과 진옥동(61) 신한은행장, 임영진(62) 신한카드 사장 총 3인이다. 회추위는 오는 12월 8일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후보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회장직에 오른다. 

금융권은 압축후보에 3인이 올랐으나, 조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더 두는 분위기다. 2017년 취임 이래 매년 신한금융을 성장시킨 성과 때문이다. 조 회장이 취임한 2017년 순이익은 2조9000억원대였지만, 2018년부터 3조원대 순이익을 냈다. 2018년 3조1570억원, 2019년 3조4035억원, 2020년에는 3조4146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순이익 4조193억원을 기록하며 ‘4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특히 올해 신한금융은 3년 만에 KB금융을 꺾고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올 3분기 누적순익은 연결기준 4조3154억원으로 KB금융그룹(4조279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도 전체 순익을 넘어선 실적이기도 하다.

손해보험사 인수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확대를 모색한 점도 유의미한 성과다. 신한금융은 작년만 해도 비은행 부문에서 KB금융에 비해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KB금융은 KB손해보험과 KB생명, 푸르덴셜생명을 보유한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생명보험사) 한 곳만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에 작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전격 인수하고 자회사로 둬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더욱이 신한금융그룹 회장 연임의 걸림돌로 여겨진 사법 리스크도 해소됐다. 앞서 조 회장은 신한은행 부정채용에 가담했다는 혐의(업무방해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조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6개월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조 회장이 채용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이 상고를 해 대법원에 사건이 올라갔으나, 기각이 돼 최종적으로 무죄를 받았다.

그는 재판 중이던 2019년 말에도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회추위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재일교포 주주와 두터운 관계도 조 회장의 연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코로나19 속에서도 재일교포 주주를 챙겼다. 올해 9월 일본에서 '동해 오픈'을 진행하고 신한은행의 원로 주주들을 일일이 만났다. 재일교포는 신한금융의 지분 15~17% 가량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조 회장이 연임을 확정한 뒤 타 금융지주와 같은 부회장직을 신설할 것으로 예상한다. 회장 후보군으로 오른 진 행장과 임 사장은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가능성이 거론된다. 진 행장과 임 사장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