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익스포저, 지난해 동기 대비 1조1125억원 증가
올 하반기 종합건설사의 폐업 신고 182건, 총 5곳 부도

부동산 PF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의 부도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부동산 PF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의 부도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국내 5대 은행 자산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연계된 자금이 1년 만에 1조원 넘게 늘며 17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부동산 PF와 연계된 부동산개발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은 올 상반기 말 기준 17조4154억원이다. 지난해 동기보다 6.8%(1조1125억원) 늘었다. 익스포저는 금융사의 자산에서 부문과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손실금액을 의미한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6조8904억원으로 부동산개발금융 익스포저가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은행 3조3917억원 ▲우리은행 2조5327억원 ▲신한은행 2조3975억원 ▲농협은행 2조2031억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부동산시장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집값이 바닥까지 추락하고 미분양 문제가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졌다. 수익을 기대해야 하는 건설사들이 분양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문을 닫는 건설사가 많아졌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하반기 종합건설사의 폐업 신고는 182건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135건) 대비 34% 늘어난 수치다.

유동성 부족으로 발생한 부도도 증가했다. 올 9월 충남지역 종합건설업체 6위인 우석건설이 부도가 난 데 이어 업력 20년 이상의 경남 중견 종합건설업체 동원건설산업은 지난달 도래한 총 22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2곳이었던 부도 건설사는 올해 5곳으로 늘었다.

문제는 건설사의 자금난이 더 가중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사 신용·유동성 PF 자산 유동화기업어음(ABCP) 잔액은 지난달 24일 기준 13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내년 상반기에도 건설사 줄도산 사태가 이어지면 한국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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