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창업 요원·원로들 비판 이어져
비상경영체제 속 성과급 잔치 눈총
"최 회장 사퇴 등 리더십 혁신 절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들에게 스톡 그랜트(주식 무상 지급)를 시행한 것과 관련 대내외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노동조합뿐 아니라 창업 원로들까지 경영진에 도덕적 해이를 맹비난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영향에 포항제철소 침수 등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웠던 분위기에 실적 악화까지 겹쳤지만, 스톡 그랜트란 제도로 최 회장 등이 받은 주식이 ‘성과급 잔치’로 비치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에서 시행 중인 해당 제도는 현재 논란에 중심이 됐다. 스톡 그랜트는 기업에서 임직원의 경영성과를 평가해 지급하는 자사주로 이른바 성과급 개념이다.
이에 포스코그룹 경영진은 최근 억대 자사주를 취득했다. 최 회장에게 지급된 자사주는 1812주로 회사가 이를 공시한 지난 7일 포스코홀딩스 종가(36만9500원) 기준 약 7억원에 달한다.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도 3억원 규모에 달하는 755주를 취득했다.
이어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팀장(538주)과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538주)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410주)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철강팀장(410주) ▲양원준 포스코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404주) 등도 1억~2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받았다.
여기에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17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2만7030주를 포스코홀딩스뿐 아니라 계열사 임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 제도에 가장 큰 특징은 성과에 따라 자사주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것으로 일정 시점이 지나 처분이 가능한 스톡옵션과 달리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
문제는 실적 악화로 인해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를 시행 중인 사측이 경영진들에게 총 100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지급했다는 점이다.
포항제철소 조기 정상화라는 성과가 있었지만, 그간 회사가 어두운 대외경영 환경 속 고통 분담을 강조해 온 만큼 전 구성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또 실적의 경우 영업이익만 46.7%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경영진에게 지급된 자사주가 정당했는지에 대해서도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다. 임기 1년가량을 남겨 둔 최 회장에 리더십이 재차 흔들리는 모양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와 관련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주식 판매 시점도 퇴임 이후로 규정했다고 밝혔으나, 지급 규모와 성급한 결정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따른다. 일각에선 객관적 성과가 반영됐는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당장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와 포항지부·포스코지회·포스코사내하청지회 등은 거세게 반발했으며, 이들은 “힌남노 피해 복구를 위한 포스코 원하청 노동자와 지역사회 시민의 피땀은 외면하고 경영진은 은밀히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경로(93) 2대 포스코 회장, 안병화(92) 전 포스코 사장, 이상수(92) 전 거양상사 회장, 여상환(86) 전 포스코 부사장, 안덕주(85) 전 포스코 업무이사, 박준민(83) 전 포스코개발 사장 등 생존 창업요원들과 김기홍(85) 전 포스콘 사장 등 그룹 창업요원들과 원로들도 전면에 나섰다.
전면에 나선 그룹 원로 등은 지난 10일 특별 성명서를 내고 “최근에 드러난 스톡 그랜트 소식은 심한 엇박자와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며 “1년을 더 지켜본 결과 최 회장은 포스코가 더 이상 국민기업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직격했다.
이어 “포스코 특유의 전통적 교류 단절도 최 회장의 역사 부정적, 편견적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생각할 때 심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조속히 회복돼야 할 사항”이라며 “논란의 대상인 최 회장은 자진 사퇴함으로써 책임경영의 사례를 남길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창업 55주년을 맞은 그룹에 경영리더십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비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주사 출범 1년이 갓 지난 시점, 최 회장이 남은 임기를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에서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았겠느냐. 취지에서도 벗어난 결정으로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한다”며 “지배구조와 경영 관련 정치권 외풍이 거듭되는 등 스톡 그랜트 문제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최 회장에 입지가 상당히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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