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연속 매출 성장 대기록 세운 에스테틱업계 대표 인물
미국 톡신 사업에 빨간불… '레티보' 두 번째 보완요구 수령
메디톡스와 ITC 소송… 내년까지 소송비용 400억 소요 예상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에스테틱업계를 대표하는 인물, ‘차석용 매직’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낸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이 휴젤의 지휘봉을 잡았다.
휴젤은 메디톡스와 보톨리눔 톡신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보툴리눔 톡신 제품 ‘레티보’ 미국 진출이 지연되면서 미국 톡신 사업에 대한 주주들 우려가 큰 상황이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 회장 임기 첫해부터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된다.
◆1조 LG생활건강 매출, 7조로 끌어올려
지난달 30일 휴젤 정기주주총회에서 차석용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후 이사회에서는 차 회장을 휴젤의 새로운 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의결했다.
차 회장은 LG생활건강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킨 국내 에스테틱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2005년부터 LG생활건강 대표이사를 역임한 그는 17년 연속 매출 성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생활용품이 중심이었던 사업구조를 화장품 중심으로 바꾸고 글로벌 매출을 확대했다. 취임 첫해 1조원이었던 LG생활건강 매출을 7조원으로 끌어올리며 ‘차석용 매직’ ‘차석용 신화’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냈다.
LG생활건강을 떠난 후 차 회장은 보툴리눔 톡신 수출 확대로 글로벌 톡신 기업 도약을 준비 중인 휴젤과 손을 잡았다. 휴젤 측은 “차석용 신임 회장이 에스테틱은 물론 다양한 산업계를 넘나드는 사업적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휴젤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현재 휴젤은 미국 톡신 사업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으로, 차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지난 18일 휴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두 번째 보완요구서한 수령이다.
휴젤은 지난해 3월 FDA부터 보완요구서한을 받았다. 당시 FDA는 공장에 추가한 설비 및 허가사항에 대한 문헌과 데이터 보완을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요구사항을 보완해 FDA에 생물학적 제제 허가(BLA)를 제출했으나 다시 고배를 마셨다.
◆FDA 재도전… 미국, 전 세계 톡신 시장 절반 이상
두 번째 보완요구서한 수령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의 실망은 컸다. 지난 18일 휴젤 주가는 종가기준 전일 대비 10.75% 내린 11만7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주가가 추가로 소폭 하락한 가운데 현재 11만원 선에 머물러 있다.
휴젤은 FDA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해서 미국 시장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가 약 5조원으로, 전 세계 톡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주력사업이 톡신 제품 판매인 만큼 글로벌기업 도약을 위해 반드시 뚫어내야 할 시장이다. 글로벌 사업진출 경험이 풍부한 차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미국시장서 해결해야 하는 숙제는 또 있다. 메디톡스와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3월 휴젤과 휴젤아메리카가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및 제조공정 등을 도용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톡신 사업 리스크 우려로 주가도 하락 전망
당초 소송결과가 내년 1월 나올 것으로 예고됐으나,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막대한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은 ICT 소송에 올해 225억, 내년에는 24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레티보 FDA 승인 지연과 ICT 소송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1분기 성적표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휴젤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71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 줄어든 222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은 ITC 소송 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봤다.
메디톡스와 ITC 소송 진행 등 휴젤의 톡신 사업 리스크 우려로 주가도 하락할 것으로 판단해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2019년 매출 2046억원으로 2000억원을 돌파한 후, 2020년 2110억원, 2021년 2451억원, 지난해 2817억원을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온 휴젤이 미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여러 암초에 부딪힌 가운데, ‘차석용 매직’이 어떻게 발휘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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