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기자.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소송, 기소, 불성실 공시로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가 터진다. 보톡스라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업계 얘기다.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소비자는 불안하다. 

시작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6년 동안 벌인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 1심 판결이었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대웅제약에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대웅제약은 재판부가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는 주요사실에 관해선 객관적 증거 없이 합리성이 결여된 자료나 간접적인 정황 사실들을 인정한 반면, 피고들이 제시하는 구체적인 반박과 의혹제기는 무시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즉각 1심 판결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항소했다.  

대웅제약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벌점도 받았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13일 대웅과 대웅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을 부과했다. 투자자에게 메디톡스와의 영업비밀 침해 관련 소송 정보를 제때 공시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대웅제약은 벌점 4점, 지주사인 대웅은 벌점 2점을 받았다.

보톡스 업계 6곳이 무더기로 기소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 15일 검찰은 2015년 12월부터 약 6년 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 없이 보톡스 제품을 국내 수출업체에 판매한 혐의로, 메디톡스·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제테마·한국비엔씨·한국비엠아이 등 6개 업체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쓰고 버리는 공산품이 아니라,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는 약물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다른 업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제약업은 어느 업종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사용자가 믿고 쓸 수 없다고 판단하면 아무리 좋은 약을 만들어도 무용지물이다. 제약업 신뢰추락은 산업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제에 보톡스 관련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좋은 신약 개발 등 소비자가 박수 보낼 수 있는 소식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