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빈 기자
고정빈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최근 전국 곳곳에서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른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고물가시대에 건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야 하고 조합은 갑자기 거액의 금액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양측 모두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왜 후폭풍을 분양자가 감당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분양에 성공했고 그저 내집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다. 무슨 죄가 있을까 싶다. 아파트가 준공된 상태에서 입주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주인공이 된다면 나는 견딜 자신이 없다.

물론 양측의 입장 모두 이해된다. 한 두푼도 아니고 몇십억, 몇백억에 달하는 돈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는 시공사도 선뜻 양보하기 힘들고 조합도 쉽게 동의할 수 없다. 결국 한 쪽이 뒤로 물러나거나 적정선의 합의점을 찾아야하는 것이다.

한 쪽이 일방적으로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계약에 명시된 것보다 훨씬 부풀려 이득을 챙기는 사례와 1원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 충돌하는 상황도 많다. 다만 입주 준비를 마치거나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분양자들의 피해가 제일 크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시공사와 조합 모두 자신들의 입장만 늘어놓고 해결책을 찾는 것은 옳지 않다. 소송으로 이어지고 서로를 향한 비난은 결국 분양자들의 고통만 가중시킨다. 입주자들이 있어 사업이 진행되고 이들이 내집마련을 위한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수익을 볼 수 있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양측 입장이 모두 확고하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전국적으로 싸움이 번졌다. 분양자는 누구의 편도 아니다. 그저 내가 원하는 주택에 들어가 살고 싶을 뿐이다.

정부도 이제는 방관자가 되면 안된다. 모두 만족하는 협의점은 찾기 어렵다. 상황이 악화되고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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