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혈투 끝에 나이지리아전 승리, 2회 연속 4강 진출 쾌거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준결승 올라… 결승 진출 기대감↑
오는 9일 이탈리아와 4강전… 6골 2도움 카사데이 '경계 1호'
우승시 '아시아 최초'… 김은중 "잠재력 끌어낸 선수들 대단"

4강 신화를 이뤄낸 대한민국 U-20 축구대표팀이 이탈리아를 넘어 우승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4강 신화를 이뤄낸 대한민국 U-20 축구대표팀이 이탈리아를 넘어 우승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2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한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4강에서 이탈리아를 만난다.

우승까지 단 두 걸음 남은 만큼 아시아 최초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써낼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한국시간) 김은중 감독이 지휘하는 U-20 축구대표팀은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 8강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직전 대회인 2019년 폴란드 대회 준우승에 이어 2회 연속 4강에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공격 점유율에서 32%대 46%로 밀렸고 슈팅 수 역시 4대 22로 열세였으나 딱 한 차례 기록한 유효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며 4강행을 결정지었다.

한국 남자 축구는 FIFA가 주관한 메이저대회서 4번째 준결승 진출이라는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은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을 통해 처음으로 세계 무대 4강에 섰고 이후 2002 한일 월드컵과 2019년 U20 월드컵에서 준결승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팀 중 4강은 고사하고 8강에 오른 팀도 대한민국 뿐이다. 일본은 조별예선에서 탈락했고, 중국은 아예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오는 9일 오전 6시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의 라플라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와 결승행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이탈리아는 결코 만만치 않은 팀이다. 이탈리아는 2017년 한국 대회 3위, 2019년 폴란드 대회 4위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4강에 올랐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 나이지리아와 ‘죽음의 조’에 묶였지만 2승1패로 살아 남았고 16강에서 잉글랜드, 8강에서 콜롬비아를 꺾고 4강에 안착했다.

이탈리아의 공격을 이끄는 선수는 6골2도움을 기록 중인 카사데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소속으로 현재는 2부리그 레딩에 임대돼 활약 중인 카사데이는 스프린트(362회), 슈팅(20회), 도움(2개) 등 3개 부문 모두 팀 내 1위다. 모든 지표에서 위협적인 선수다.

카사데이는 2017년 한국 대회에서 5골을 넣은 리카르도 오르솔리니를 넘어 이미 이탈리아 U20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탈리아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고 있는 가브리엘 괴라노와 토마소 발단지 등도 잘 막아야 승산이 있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U20 대표팀 역대 전적에선 우리나라가 2전 전승으로 앞선다. 1981년 호주 U20 월드컵에선 최순호의 멀티골, 곽성호, 이경남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4-1로 이겼다. 2000년 일본에서 열린 신년 대회에서는 이천수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만약 김은중호가 이번에 이탈리아를 넘어 결승에 오르고 우승까지 한다면 ‘남자 아시아 축구사’를 새로 쓰게 된다. FIFA U-20 월드컵에서 결승에 오른 아시아 국가는 카타르와 일본, 대한민국 뿐이다. 이들 중 우승한 국가는 아직 없다.

우리나라는 ‘캡틴’ 이승원(강원)의 킥을 활용한 세트피스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8골 중 절반인 4골을 세트피스로 넣었다. 토너먼트에서 세트피스로 빛나는 골 결정력을 보여준 김은중 감독의 지도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김은중 감독은 4강전이 끝난후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좋은 결과를 냈다. 대단하다.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되는 것 같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사실 우리 팀에 대한 기대는 없었고 우려는 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에 대해서 다들 잘 모르기 때문에 선수들도 그 부분에 많이 속상해했다”며 “자기도 모르는 잠재력을 끌어낸 우리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느낀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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