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전세가율 30%대 진입 코앞, 역전세난 우려 심화
하반기 '물량폭탄' 예고… 고금리 기조 이어져 전세 하락 전망

강남지역 아파트 압구정 [서울와이어 DB] [이태구]
강남지역 아파트 압구정 [서울와이어 DB] [이태구]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주택시장 침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세시장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올해 강남에서만 1만 가구 물량폭탄이 예고돼 당분간 약세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5일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주간아파트 전세가격지수(올 4월 기준)는 85.3이다. 강남 11개구 전세가격지수는 83.9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41.6%로 곧 30%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낙폭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분기 강남구 전세계약 가운데 지난해 4분기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된 비중은 74.5%로 서울 전체 하락거래 비율(67.3%)을 뛰어넘는다.

강남구 노후 재건축 단지 중 한 곳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최근 전세가격은 5억원대, 매매가격은 22억원대다. 전세가율이 30%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올 3월 5억1000만원(10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는데 이는 2021년 11월 최고가(12억2000만원)보다 절반 넘게 떨어졌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도 올 2월 28억2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는데 해당 평형대 전세매물은 최근 14억원까지 나와 전세가율이 50%에도 못 미쳤다. 

강남 전세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올 3월 입주를 시작한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000여가구 규모의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 매물이 늘어 기존 아파트 전셋값 하락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강남에서는 대치푸르지오써밋(489가구)를 시작으로 반포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 등 1만 가구 이상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에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만큼 당분간 강남권의 전셋값 반등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는 특히 강남에 물량이 집중돼 전세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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