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회서 "돈봉투 약 20명 여기에… 이게 공정이냐"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을 향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반발하고 있다. 체포동의안 부결에 한 장관의 발언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2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게 된다”며 “돈 봉투를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이를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공정해 보이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가결’ 전망에 힘이 실렸다. 돈봉투 의혹에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논란 등으로 당내 상황이 어수선한 데다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장관 발언이 끝나자 야당 의원들 자리에서는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그 직후 이뤄진 표결에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12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사실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의 선을 넘어선 거라고 본다. 다분히 감정적인 발언이었다”며 “20명은 어떤 사람이 들어가느냐, 170명 가까운 의원들을 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한 셈이 되는 것”이라며 한 장관 발언을 비판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이 모욕감을 느껴 무더기로 반대표가 나왔다’는 지적에 대해 “민주당 말씀은 원래는 (찬반 투표를) 제대로 하려고 했는데 제 말을 듣고 욱하고 기분이 나빠서 범죄를 옹호했다는 얘기”라며 “공당이 하기에는 참 구차한 변명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거 말고 진짜 이유를 말씀해 보라. 오히려 국민들이 민주당의 거듭된 방탄에 모욕감을 느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