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태 기자
김익태 기자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지금은 ‘제로’ 전성시대다.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에 제로라는 이름만 붙으면 불티나게 팔린다. 이같은 추세에 과자, 사탕, 껌에 이어 최근엔 제로 소주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제로 열풍에 제동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설탕 대체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다고 밝히면서다.

아스파탐은 일반 설탕보다 약 200배 강한 단맛을 낸다. 1974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가정에서 설탕 대용으로 쓰고 기업들의 식품에도 사용할 수 있게 승인하면서 널리 활용돼왔다.

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인체 관련 자료나 동물실험 자료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2B군으로 분류한다. 김치와 같은 채소 절임, 알로에 베라, 휴대용 전자기기의 전자파 등도 2B군에 속해 있다.

따라서 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해도 적정량을 섭취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공포감 조성이다.

이미 IARC는 불필요한 불안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2015년 햄·소시지 등 가공육을 1군 발암 물질로 분류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검사했으나 국내 기준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아스파탐과 관련해 식약처는 “일일섭취허용량을 지키면 안전한 감미료”라 밝혀왔다. FDA 역시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표했다. 다만 국제기구와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리니 소비자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식품·주류업계는 이번 발암 물질 논란으로 소비자들이 불안감에 휩싸이자 자사 제품에 첨가되는 아스파탐의 전면 교체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은 업체들은 다른 감미료인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스 등을 활용한 제로 제품을 출시 중이다.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에는 소량이나마 발암 물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아스파탐이 소량 들어간 막걸리의 경우 막걸리 자체가 술이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1급 발암 물질로 지정돼 있다.

이미 1급 발암물질을 거부감없이 즐기면서 그보다 낮은 등급으로 예상되는 아스파탐을 갖고 발암 물질이다 아니다로 걱정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물론 먹거리 안전은 중요한 문제다. 그렇다고 지나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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