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투업계, 투자자 보호 직접 챙겨야…모험자본 공급”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회사 및 자산운용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금융투자자 보호와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금융투자협회장 및 26개 증권회사 및 자산운용회사 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는 자본시장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금융투자업계의 책임있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당부사항을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투자자 보호 최우선 고려 ▲불공정 행위 근절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 ▲퇴직연금 시장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노력 ▲모헙자본 공급 등 생산적 금융의 핵심 플랫폼 역할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선도적 역할 등을 제시했다.

먼저 이 원장은 “화려한 외형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과 투자자 편익 제고가 균형감 있게 이뤄졌는지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금융투자산업은 도전적이고 생산적인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비생산적 영역 투자에 치중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사모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 등 대규모 투자자 피해는 상품의 설계, 판매, 운용 전 과정에서의 문제였다"며 "이는 고객 보호보다 단기 성과를 중시한 결과라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원장은 "회사의 경영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할 시 금융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한다"며 “임직원 스스로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가족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면 판매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자 원칙”이라고 했다.

이어 “상품의 설계, 판매, 운용 및 신용정보전산시스템의 안전확보를 위한 투자 및 인력확충 등 영업행위 전 단계에 사전 예방적 투자자 보호 문화가뿌리내릴 수 있도록 직접 챙겨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불공정 행위 근절과 관련해서는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 역할 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퇴직연금 시장 신뢰 제고에 대해서는 “가입자 중심의 상품설계, 판매혁신을 추진해 줄 것”을 당부하며 금감원 또한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 위험자산 투자 한도(70%) 단계적 확대 등 지원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모험자본 공급에 대해서는 “필요한 곳에 과감하고 충분한 자금을 공급해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플랫폼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어달라”며 “모험자본 공급은 정책 지원이 전제돼야만 고려할 수 있는 조건부 선택이 아니라 금융투자회사의 존재 이유이자 본연의 역할임을 분명히 인식해달라”고 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금융투자산업의 생산적 금융 강화와 금융투자자 보호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법안 및 종투사 인가 등이 잘 준비가 돼 중소·벤처기업의 든든한 자금조달 창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CEO들은 법인지급결제 및 신기술사업금융업 추가 등록 허용, 중기특화 증권사 제도의 실효성 제고 등 기업활동의 효율적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에 대해 금융당국의 관심을 요청했다. 기관투자자의 역할 강화와 펀드를 통한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세제적 지원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