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실현 핵심수단… 소형원전 대안으로 떠올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도 차세대 원전 기술인 소형모듈원전(SMR) 계획을 구체화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게이츠가 세운 에너지기업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 소도시 케머러에 345㎿ 규모의 신형 원전 ‘나트륨’ 건설계획을 전했다.
올 6월 게이츠가 워런 버핏 소유 전력 회사인 퍼시피코프와 발표한 SMR 계획이 본격화된 셈이다. 이는 2006년 설립된 테라파워의 차세대 원자로 개발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발표 당시 조 바이든 행정부, 와이오밍주 관계자와 합의한 내용이다. 게이츠는 이후 탈탄소 여파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예정된 와이오밍의 4개 도시 를 놓고 입지를 고민했다.
이 과정에서 석탄발전소 운영 경험이 풍부하고 우수한 근로자가 밀집한 도시 케머러를 최종 후보지로 확정했다.
게이츠는 SMR 건설계획을 처음 공개한 지난 6월 “우리는 (SMR에 활용되는) 나트륨이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원자력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 생산된 전력 단위당 사망자 수를 보면 가장 안전한 형태의 발전”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SMR이 탈탄소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도 이를 주목한다. 유럽 국가들은 탄소중립에 맞춰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요를 충당하지 못해 전력난을 겪는 상황이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원전이다. 용량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전기 출력은 300㎿ 이하로 대형 원전 대비 붕괴열(방사성 물질의 붕괴로 생기는 열) 발생 빈도가 낮다.
무엇보다 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SMR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2030년까지 SMR 개발 목표를 발표했다. 약 1조3632억원을 SMR 사업에 투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도 정부 차원에서 SMR 개발에 방점을 둔 연구·개발(R&D)에 약 1조7768억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영국에선 ‘넷제로(탄소 배출량 0)’ 전략 보고서에서 탄소배출 저감 수단으로 2050년까지 약 45조원을 투자해 SMR 16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SMR을 활용한 원전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우리나라가 소형원자로에 특화돼 이러한 강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우리나라가 보유한 SMR 기술은 오히려 해외에서 빛을 보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이미 소형원전 개발이 한창이지만, 수출용으로 사용되는 국내 기술의 경쟁력이 약화하지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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