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형 조선사 '빅3' 체재 지각변동 예고
경영정상화 과정 속 추가 투자 활성화 기대
"경쟁 구도… 전적으로 한화 의지에 달렸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전격 인수하기로 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수주량 기준으로 앞서있으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추격하는 형태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완료 후 조선업계의 경쟁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1년 만에 KDB산업은행 관리 체제를 벗어나 민간 기업인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가 방산부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를 표명하면서 매각 작업이 빨라졌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대우조선해양은 한화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친환경 관련 기술과 선박 대체연료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방산은 물론 친환경 에너지사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한화는 액화천연가스(LNG)를 미국에서 수입해 통영에코파워가 발전하는 사업구조를 갖췄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의 ▲LNG 해상 생산기술(FLNG) ▲운반(LNG운반선) ▲연안에서 재기화할 수 있는 설비(FSRU) 등이 더해지면 수요가 급증하는 LNG시장에서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최근 조선산업의 경우 노후선박 교체수요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인한 LNG선 중심의 신규 수요, 선박 발주 증가 등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제2의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한화는 특수선 제조 역량을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면 방산부문도 강화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특수선 사업부까지 합쳐진다면 ‘육·해·공’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이 탄생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당장 한화가 인수를 마친 뒤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에 집중할 것으로 본다.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로 도약을 선언한 만큼 추가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조선 3사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조선업 불황기에 저가 수주한 물량을 상당 부분 해소했고, 앞으로 3년 반~4년간 일감인 288억달러(약 41조원) 규모의 수주 잔량을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선박(특수선 제외·수주량 기준)시장 점유율은 한국조선해양(53.1%), 삼성중공업(26.1%), 대우조선해양(17.9%) 순이다.
현재로서 대형 조선사 3강 체제가 더욱 굳건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한화의 인수 결정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업계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산업 성장 가능성이 직접적인 인수 배경으로 꼽히는 등 설비 증설과 인재 확보에 대규모 투자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 구도는 한화의 향후 투자로 기존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와 지난 26일 2조원대 제3자 유상증자 내용이 담긴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매각은 스토킹호스 절차에 따른 경쟁입찰로 진행된다.
다음 달 17일까지 약 3주간 입찰의향서 접수를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 실사를 거쳐 최종 투자자가 선정된다. 한화는 우선협상자로서 투자 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다. 변수가 없는 한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최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원, 한화시스템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 , 한화에너지 3개 자회사 1000억원 등의 유상증자로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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