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클러스터 조성, 친환경 공정 전환 가속 페달

SK 울산 콤플렉스(이하 울산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 울산 콤플렉스(이하 울산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대한민국 에너지 공급을 선도한 SK 울산 콤플렉스(이하 울산CLX)가 미래 에너지시장을 겨냥한 변화에 나선다. 올해로 창사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은 1964년 국내 최초 정유공장을 설립해 석유화학 중심의 에너지를 공급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11일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Net Zero)’ 달성을 앞당긴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친환경 에너지&소재’기업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친환경 중심의 에너지 공급사로 재탄생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단순한 에너지와 석유화학사업 매각 방식이 아닌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로 넷제로를 달성할 방침이다. 이에 SK 울산CLX는 2030년까지 탄소 50% 감축, 2050년 넷제로 달성을 파이낸셜 스토리로 정했다. 생산과정에서도 그린화와 생산제품의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3월 울산CLX를 찾아 “석유 중심의 에너지 네트워크를 잘 구축한 울산CLX는 전기,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탈탄소 기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충분한 역량을 지녔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에너지 심장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CLX 투자는 순환경제 구축(1조7000억원)과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 제품 확대(3조원) 등 두 축으로 이뤄진다. 당장 에너지 공급원으로써 석유제품을 대체할 제품이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제품을 재활용할 계획이다.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서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만드는 ‘세계 최대 도시 유전 기업’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클러스터는 2025년 하반기까지 SK 울산CLX 내 21만5000㎡ 부지에 마련된다.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글로벌 최초 3대 화학적 재활용 공정이 가능하다. 실제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복합소재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

탄소에서 그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단계적 전환을 위한 설비 전환 및 신·증설에도 투자가 진행된다. 울산CLX 친환경 사업장 전환을 목표로 SHE(안전·보건·환경)에 대한 투자,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처리시설 신설, 환경경영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등이 대표적이다.

탈탄소 기조에 따른 연료 수요 구조 변화 대응책 마련에도 투자가 단행된다. 울산CLX는 석유제품 수요 급감에 대비해 화학제품 생산공정으로의 전환, 친환경 항공유(SAF) 생산을 위한 공정 신설 등을 고려 중이다. 

아울러 탄소포집저장(CCS)사업, 넥슬렌 공장 증설 등에도 투자가 예고됐다. 앞서 SK지오센트릭이 독자개발에 성공한 넥슬렌과 같은 고기능성 화학제품은 일반 제품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현격히 줄일 수 있다.

탄소감축 노력은 이미 가시화됐다. 공정효율 개선, 저탄소 연료전환, 직접 탄소를 감축하는 기술개발에 속도를 냈다. 울산 CLX 동력보일러 11기 중 9기의 연료도 탄소배출이 많은 벙커씨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교체됐다. 

동력보일러는 울산 CLX 전체 공정과정에서 시간당 500~1000톤의 스팀을 생산·공급하는 터빈 장치다. 회사는 연료 교체로 지난해까지 누적 14만4000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남은 2기도 2023년까지 LNG로 연료가 교체돼 이를 통해 연 4만톤의 탄소배출량 추가 절감이 가능할 전망이다. 

SK에너지의 경우 지난 20년 간 울산CLX에서 탄소를 포집해 액체 탄산용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CCS 관련 지난해부터 동해가스전에 저장할 수 있는 CCS 실증모델 개발 등 정부 국책과제에 참여 중이다. 

유재영 울산CLX 총괄은 “넷제로 달성을 위해 친환경 중심의 공정개선, 연료전환, 탄소감축 관련 신기술을 지속 발굴하고 있다”며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탈탄소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소재&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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