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예측 빗나가… 올 7월5일까지 추가 심층조사 예정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간 경쟁 감소 우려로 추가 심사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빠르게 심사 마치도록 노력"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상반기 마무리될 것 같았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난항을 겪게 됐다.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해 올 7월5일까지 심층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 과정이 올 상반기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사실상 최소 하반기로 미뤄진 셈이다.

EU 집행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13일 대한항공이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바탕으로 1단계(예비 심사)를 진행했으나 추가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최종단계인 2단계 심사를 하겠다는 의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되면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 사이 여객·화물 운송서비스시장 경쟁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보면▲한국과 유럽경제지역(EEA) 사이 4개 국제선에서 경쟁 제한 ▲잠재 경쟁자 진입 배제 가능성 ▲화물 시장 경쟁자 경쟁 제한 가능성 등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14개 나라에 기업결합 심사를 했고 현재는 EU와 미국, 일본, 영국까지 4개국 승인만 남았다. 지난해 12월 난관으로 꼽혔던 중국의 심사에서도 승인을 받아냈다.

영국과 미국은 EU와 마찬가지로 2차 심사 결과 발표를 준비 중이다. EU 집행위가 2차 심사에 들어가면 대한항공은 독과점 해소 방안 등을 담은 시정안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는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7월5일 합병 승인 여부 최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시정방안 제출 등에 따라 최대 13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신고를 완료한 후에도 아시아나를 2년간 별도의 독립 회사로 운영하는 통합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저비용항공사(LCC)를 설립할 준비도 필요하나 기간을 고려하면 기대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큰 규모의 기업간 결합에 있어 2단계 심사는 통상적인 수순이다. 2단계 심사가 진행된다고 해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잠정적인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는 것은 심사 초기부터 언급됐던 내용이다. 심사에 성실히 임해 하루빨리 심사를 마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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