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서 오랫동안 몸담은 '경영전문가', 뚜렷한 실적 개선
지속가능경영 위한 사업 다각화… 'ESG경영' 강화 총력
배송 서비스 브랜드 '오네' 출범, 소비자와의 소통 강조
글로벌 시장 공략 목표… "인프리 확장 위해 지원할 것"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가 수익성 위주의 운영으로 실적 개선은 물론 회사의 매서운 성장을 이끌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가 수익성 위주의 운영으로 실적 개선은 물론 회사의 매서운 성장을 이끌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올해로 취임 3년차를 맞은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는 전략통으로 불리는 ‘경영전문가’다.

그는 치열한 국내 택배시장에서 차별화를 내세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수익성 위주의 운영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고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강 대표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물류체계 고도화에 앞장섰다. 최근에는 중동지역을 공략해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글로벌 물류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국내 1위 이끈 전략통, 최대실적 '견인'

강 대표는 1961년생으로 2002년 CJ제일제당 경영관리 팀장을 맡으며 CJ의 식구가 됐다. 그는 CJ인사팀장과 CJ제일제당 경영지원실장, 식품사업부문장, 대표 등을 역임했고 2021년 CJ대한통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꼼꼼한 성격을 지닌  강 대표는 취임 이후 뛰어난 재무개선 능력을 입증하며 최다실적을 달성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12조1307억원, 영업이익 41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6.9%, 19.7% 늘어난 수치로 주춤했던 실적을 성공적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부진한 지역의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위주 운영으로 방향성을 개편했다. 취임 첫 해인 2021년에는 20여곳의 해외법인이 연결 종속회사에서 제외됐다. 기대가 낮고 불필요한 부분을 떼어내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2021년 12월부터 2개월 이어진 택배노조와의 싸움도 무난하게 수습했다. 파업으로 물류사업 차질이 발생했으나 위기 속에서도 경영능력을 보여줬다. 갈등해결과 노사관계 회복이라는 숙제는 아직 남았으나 타결한 경험이 있는 만큼 리더십 우려도 불식할 것으로 보인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도 놓치지 않는 모습이다. 물류는 비환경적 요소가 산재한 업종으로 꼽힌다. 운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탄소를 배출해야 하고 물류센터 운영에도 다른 업종에 비해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에 강 대표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적극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8월 배송박스에 먹물분사형 바코드를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적용했고 택배 송장 라벨 사용량을 3년전 대비 3500만장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배송박스 크기를 평균 10% 줄이는 ‘빅데이터 패키징’ 기술도 효과적이었다. 올 2월에는 포장재 폐기물 감소와 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선순환 체계 확립을 위해 LG화학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4월에는 SK에코플랜트와 폐기물 관리 솔루션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였다.

강신호 대표(왼쪽)와 마지드 알 카사비 사우디 상무부 장관(오른쪽)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강신호 대표(왼쪽)와 마지드 알 카사비 사우디 상무부 장관(오른쪽)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매서운 성장세… "글로벌시장 겨냥한다"

CJ대한통운의 급격한 성장을 이끈 강 대표는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물류시장 진출이라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물류와 인공지능(AI)·데이터 등 융합을 고도화해 미래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취임 이후 풀필먼트(배송 일괄 처리) 서비스와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올 3월에는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와 데이터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네이버, 카페24 등과 손잡으며 사업 고도화에 힘썼다.

지난해에는 로봇이 투입된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를 공개하며 디지털 전환 행보를 보여줬다. CJ대한통운은 앞으로 스마트센터를 지속 확대해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고 고객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올 3월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송 서비스 브랜드 ‘오네(O-NE)’를 출범시켰다. 택배도 일반 소비재처럼 소비자들과 친숙해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2021년부터 통합 배송브랜드 론칭을 위해 노력했고 각종 이벤트로 고객들의 흥미를 유발시켰다.

강 대표는 오네를 통해 ▲익일 도착 보장 ‘내일 꼭! 오네’ ▲새벽 배송 ‘새벽에 오네’ ▲주문 당일 도착 ‘오늘 오네’ 등 도착 보장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국내외 경기침체 속에서도 플랫폼 중심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 셈이다.

최근에는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중동시장 공략에 나섰다.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민간항공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건강식품 전문 온라인몰 ‘아이허브’ 상품의 국제배송에 나서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CJ대한통운은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리야드 통합물류특구(SILZ)’에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 ‘사우디 GDC’를 건립할 예정이다. 건립 비용은 600억원, 준공 목표 시기는 2024년 하반기다.

현재 중동 현지 소비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이커머스시장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이에 강 대표는 이런 틈새시장을 놓치지 않고 세계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고 사우디에 중동 물류허브를 구축하면서 유럽과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초국경택배(CBE)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사우디 전자상거래시장은 중동에서도 가장 풍부한 성장 잠재력과 아프리카·유럽을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까지 보유했다”며 “사우디 GDC가 중동 이커머스시장을 이끄는 물류허브로 자리잡도록 최첨단 물류기술과 인프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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