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 들어가지 않겠다" 4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서 보이콧 결정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해 본관 로텐더홀에서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피켓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해 본관 로텐더홀에서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피켓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국민의힘이 4일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했다.

여당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거부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최근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야당 탄압’이라는 명목으로 본격적인 독주 저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시정연설 불참을 결정했다. 본회의장에는 입장하지 않고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침묵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최수진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오늘 저희는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하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강력히 규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야당 탄압이자 정치적 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로텐더홀 앞 계단에 집결해 ‘야당 탄압 규탄대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이재명식 정치탄압 폭주정권 규탄한다”, “민주당식 정치보복 국민은 분노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집단 항의 시위를 벌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정권의 충견 조은석 특검이 어제 우리 당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부실하기 짝이 없는 영장을 내세워 야당을 내란 세력, 위헌 정당으로 몰아가려는 정치보복 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과 집권당이 야당을 존중하기는커녕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면, 우리도 대통령과 여당을 존중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특히 송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야당을 지워버리고 자신의 재판을 중단시키기 위해 사법부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로 나아가려는 무도한 정권에 맞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며 “이재명 정권의 폭주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대표도 “민중기 특검은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채 스스로 범죄자가 됐고 이명현 특검도 해병대 사건 관련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며 “남은 조은석 특검 역시 구속영장 청구로 스스로 생명을 다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제는 전쟁이다.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야 할 때”라며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이번 결정이 단순한 항의 수준이 아닌 ‘반(反) 이재명 투쟁 국면’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여야 대치가 격화되면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정기국회 일정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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