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시장 안착, 빠른 전동화 전환 전략 주효
제네시스, 작년 판매량 21만대… 올해 누적 100만대 돌파 전망
아이오닉 5,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선정…해외에서 호평 잇따라

16일 각 완성차그룹의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팔아 3위를 차지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16일 각 완성차그룹의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팔아 3위를 차지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전 세계 완성차업체 중 세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완성차 판매 기업 3위에 올랐다. 1975년 울산공장에서 포니를 생산한 후 47년 만에 거둔 쾌거다. 

16일 각 완성차그룹의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팔아 3위를 차지했다. 일본 토요타그룹이 1048만3000대로 1위를 지켰고,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848만1000대로 2위에 자리했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 글로벌 판매 순위 10위에 오른 후 순위 상승을 이어가면서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톱5’에 진입했다. 이후 줄곧 5위에 머물렀다.

업계에선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시장안착과 빠른 전동화 전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5만6410대를 팔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서는 제네시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가장 많은 웃돈을 줘야 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분석업체 아이시카즈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지난달 신차시장에서 제네시스 GV70가 가장 많은 프리미엄이 붙어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기준 미국에서 유통되는 신차 판매가격은 권장소비자가격보다 평균 8.8% 높은 걸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GV70에 붙는 웃돈은 평균보다 3배 높은 수준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안착했다는 평이 나온다.

출범 첫해 제네시스는 판매량 384대로 출발했다.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21만5128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84만7948대를 팔았다. 업계는 올해 누적 100만대 돌파에 무리가 없을 걸로 전망한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제네시스는 ‘정의선 차’로 통한다. 정 회장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 같은 고급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연구·개발 과정을 일일이 보고받아 챙겼다. 그만큼 기술과 편의 사양에 공을 들여왔다.

전동화 전환 가속화 전략도 한 몫 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누적 운행 대수가 30만대를 돌파한 가운데, 현대차 아이오닉 5가 2만7118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기아 EV6 2만4955대, 현대차 아이오닉 6가 1만1218대로 뒤를 이었다. 1~3위를 현대차그룹 모델이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모델은 해외에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 2월 독일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빌트’ 전기차 모델 비교 평가에서 아이오닉 5는 스코다 엔야크 RS, 벤츠 EQB, MG 마블 R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매체는 아이오닉 5가 “넓고 쾌적한 실내공간과 효율적인 급속 충전 시스템을 갖춘 차”라고 평하며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아이오닉 5는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된 데 이어 ‘2022 독일 올해의 차’, ‘2022 영국 올해의 차’를 석권했다. 기아 EV6도 ‘2023 북미 올해의 차’, ‘2022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올해 출시를 앞둔 기아 EV9은 지난 2월 영국 대표 자동차 전문 매체 왓 카(What Car?)가 뽑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차’로 선정되면서 해외 소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기아에 따르면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국내 29.6% (전년 동기 27.5%), 서유럽 40.1% (전년 동기 36.4%), 미국 13.7% (전년 동기 7.4%)를 기록하는 등 크게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하고,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친환경차시장으로 빠르게 진입한 게 현대차와 기아가 호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보인다”며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를 이어갈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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