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적자, 매출도 1조원 아래로 '뚝'
오너 리스크·우유 소비 감소… 과제 산적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남양유업이 3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면서 수익성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는 반드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당초 올 여름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다시 제동이 걸렸다. 저출산 현상에 따른 우유·분유시장 축소와 원유값 인상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부담감도 여전해 올해도 실적 반등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수년째 실적 개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19년까지 흑자를 유지했던 남양유업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20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1조원을 넘겼던 매출도 2020년부터 9000억원대에 머물렀다.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767억원, 2021년 779억원, 지난해에는 868억원으로 확대됐다. 올 1분기에도 영업손실 1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는 오너 리스크가 계속되면서 사업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운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2021년부터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경영권 매각을 두고 소송을 이어오고 있으나 아직 결론을 맺지 못했다.
소송전이 잘 마무리된다고 해도 남양유업은 정상화를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저출산 현상에 따른 우유·분유시장 축소로 유업계 전체가 위기에 빠진 상황인데, 특히 남양유업은 전체 매출의 70%를 우유·분유류에 의존해 우려가 크다.
또 오는 10월부터는 흰 우유와 발효유 등 신선 유제품에 사용되는 원유값이 리터(ℓ)당 88원 인상된다. 가공 유제품에 사용되는 원유 가격은 87원 오른다. 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 큰 규모로, 남양유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남양유업은 올 1분기 원재료비 중 원유 매입에 53%를 사용했다. 금액으로는 685억원가량이다. 여기에 이번 원유값 인상률인 8.84%를 적용하면 1분기에만 약 61억원의 추가 부담 요인이 발생한다.
원재료값 인상으로 제품가를 올려야 하지만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으로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우유 등 유제품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남양유업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남양유업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난해 뒤늦게 단백질 음료시장에도 뛰어들었으나 경쟁사에 밀려 고전을 겪고 있다. 생수사업 역시 시중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나 흑자전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출산과 고령화, 소비불황 등으로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미 유업계는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분야 등에 투자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실적 개선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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