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출범 후 22.8%↑…올해 글로벌 증시 상승률 1위
상법 개정·배당소득 분리과세 주목 등 정책 환경 시장 촉각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을 맞이한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운 오리새끼’로 취급받던 코스피 지수가 올해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당시 언급한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을 위해 추가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역대 정부 100일 ‘최고치’…글로벌 수익률도 1위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 7월 6일 기록(3305.21)을 넘어섰다. 이날 들어서도 개장 직후 3344.70까지 치솟으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이틀 연속 갈아치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지난 6월 4일)과 비교하면 전일까지 코스피는 22.8% 올랐는데 이는 문민정부 이후 역대 정부 100일간 등락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기존 최고였던 김영삼 정부 100일간 상승률(12.2%)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은 셈이다.

올해 들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글로벌 유동성 회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큰 영향을 주면서 작년 ‘최악의 수익률’에서 ‘글로벌 수익률 1위’로 탈바꿈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2.9%)·나스닥(28.6%)·일본 닛케이(19.2%)·중국 상하이 종합(12.7%) 등 주변국 증시는 두 자릿수 넘게 올랐지만 코스피는 9.6%, 코스닥은 21.7% 하락했다.

다만 올해 들어 분위가 반전되면서 코스피는 38.1%(전일 기준) 올라 글로벌 주요 지수를 제치고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22.8% 올랐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13.3% 올라 코스피 지수 상승폭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본격화된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등으로 증시 전반에 탄력성이 회복된 상황에서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이라며 “올해 연말과 내년에도 이런 흐름을 유지한다면 코리아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가 “올해 하반기 3700대 안착 가능”

시장에서는 올해 연말, 내년 상반기 코스피가 37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금리 인하, 양도세 대주주 기준 유지 이외에도 상법 개정안,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투자자 친화적 정책이 이어진다면 국내 자본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코스피 5000도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KB증권과 현대차증권은 향후 12개월 코스피 목표치를 각각 3700과 36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과 하나증권은 하반기 상단을 각각 3400과 3700대로 올려잡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한국 증시는 이미 단기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자본시장 구조개혁 정책의 실현과 원화 강세 등이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하는 등 금리 인상 기로를 나타낼 경우 글로벌 증시가 유동성 랠리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미 기준금리 인하로 달러가 약해지면 한국 등 신흥국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더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정책적 환경 또한 국내 증시 상승세 유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3차 상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하고 나섰지만 의무 소각 기한 두고 ‘취득 즉시’(김현정 민주당 의원안), ‘6개월 이내’(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안), ‘1년 이내’(김남근·민병덕 민주당 의원안) 등 요건이 달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아울러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골자로 한 세법 개정안 또한 적용 요건이 까다로운 데다 최고세율이 35%로 높아 시장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에 최고세율을 당초 기대치인 25% 수준으로 낮추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산술적으로 3300포인트에 안착한 이후 연 9%씩 상승하면 5년 후 5000포인트 달성이 가능하다"면서도 “정책 기대만으로도 밸류에이션 상단에 도달한 가운데 이제부터는 단순 리레이팅보다 본격적인 제도 개선과 기술 발전을 통한 기업 EPS 개선으로 증시 우상향 체질 개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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