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지난달 거래 신고된 매매 28건 중 신고가 3건에 불과
계약 취소 단지 잇따라… 대치·도곡동 등 실거래가 하락 속출

불패신화로 불렸던 강남의 집값도 한 풀 꺾이는 모습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불패신화로 불렸던 강남의 집값도 한 풀 꺾이는 모습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른바 철옹성으로 불렸던 강남의 주택시장도 얼어붙은 모습이다. 특히 꺾이지 않을 것 같았던 가격이 수억원씩 떨어지는 단지가 속출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매매가격은 0.29%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월(-0.55%) 이후 13년7개월 만에 기록한 최대 낙폭이다. 서초구(-0.05%)와 송파구(-0.18%) 등이 하락세를 이어갔고 강남구는 전주(-0.09%)와 동일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뚜렷했던 강남의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에서 지난달 거래가 신고된 매매 28건 중 신고가는 3건에 불과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 하락한 단지가 잇따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5층)는 지난해 11월 28억20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10일에는 25억7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9개월 만에 2억5000만원 하락했다.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도곡렉슬 전용 134㎡(21층)도 지난달 2일 4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5월(49억4000만원·18층)보다 7억원 떨어졌다.

계약이 취소되는 사례도 나왔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8월부터 지난 8일까지 강남3구의 3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계약취소 건수는 총 5건이다. 강남 3건, 서초와 송파는 각각 1건이다. 대치동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한보미도맨션 2차 전용 126.33㎡(10층)는 지난 2일 거래가 취소됐다. 서초 대장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와 송파 ‘잠실주공5단지’도 마찬가지다.

최근 부동산시장 분위기와 연내 추가 금리인상 등을 고려하면 집값 하락세와 계약취소 건수는 늘어날 확률이 높다. 집값 하락 우려로 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시장의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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