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2가 나온다면 '정진수'도 '박정자'와 다른 시연 피해자들과 함께 부활해 출연하고 싶어
- ‘정진수’처럼 향후 20년만 살 수 있다는 고지받는다면 남은 시간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살 것
- 내후년이면 데뷔 20년 차, 무조건 '긍정적인 면이 클 것 같은 작품' 찾게 돼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기사에 ‘지옥’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됐습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에서 배우 유아인이 맡은 '정진수'는 극중 '새진리회'의 수장으로 누구도 죄짓지 않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며 정의롭게 살 것을 사람들에게 설파한다. 초자연적 현상인 지옥행 시연이 일어나고 혼돈이 시작되자 세상을 휩쓴 혼란이 신이 내린 메시지라고 전달하고 설명하는 '정진수'. 전반부의 가장 충격적인 반전은 '정진수' 본인이 20년 전 지옥행 고지를 받았다는 점이었다.

데뷔 20년을 목전에 둔 배우 유아인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번 작품 이후의 활동 계획에 관해 들어보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중 '정진수'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중 '정진수'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넷플릭스 제공

마지막 회에서 시연의 피해자인 '박정자'가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미 시연으로 인해 사망한 이들이 부활할 가능성에 대해 열린 결말로 남겨 놓았다. 시즌 2가 기획된다면 유아인은 '천국'과 '지옥'의 개념에서 완전히 탈피한 제3의 세계, 제4의 세계 등장을 상상해본다.

"시즌 1에서 출현한 '천사', '악마', '사자' 등의 개념을 떠나서 이 세상에 없는 4차원의 존재가 현실에 개입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시즌 2에서 '진수'도 '박정자'처럼 꼭 부활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시연 피해자들이 만약 다 부활한다면 다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굉장히 궁금하네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중 '정진수'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중 '정진수'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넷플릭스 제공

"제가 '정진수'처럼 앞으로 20년 만 살 수 있다는 고지를 받는다면 1년이든, 10년이든, 20년이든 남은 시간에 상관없이 과감하고, 시도하고 싶은 것 하면서, 그 와중엔 실패도 하면서, 시원시원하게 살고 싶어요. 과거를 돌아보면 용기 있게 살 수 있었던 이유가 '내일 죽어도 상관없어'라는 각오로 도전하며 달려들었기 때문에 가능했거든요."

여러 이유로 몸 사리게 되는 요즘, 유아인에겐 다음을 생각하고, 다다음을 고민하고, 안정적으로 이어져야 할 배우로서의 삶을 생각하는 것들이 달갑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죽음은 누구도 모를 어느 순간에, 어떤 방법으로도 찾아올 수 있으므로, 지나온 길을 돌아봤을 때 후회 없이 살 수 있도록 지금 도전하고, 실험하며, 성장하길 원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중 '정진수'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중 '정진수'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넷플릭스 제공

유아인은 청소년 드라마, 사극, 멜로, 로맨스, 판타지, 코미디, 블랙코미디, 미스터리, 액션, 범죄, 공포, 스릴러, 드라마, 좀비, 다크 판타지, 코즈믹 호러 등 존재하는 정말 많은 장르에 출연했다. 그는 앞으로 '음악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제가 한때 꿈이 '가수'이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불가능하잖아요. 능력의 한계 때문에. (웃음) 그래서 작품에서라도 뮤지션으로 분해 연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 세대를 아울러 우리나라 분들이 음악을 참 좋아하시잖아요. 하지만 전례상 한국의 음악 영화가 성공한 게 많지가 않잖아요. 그렇다 보니 음악이 가미되어 있으면서 뮤지션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참여해보고 싶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중 '정진수'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중 '정진수'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넷플릭스 제공

2003년 데뷔 후 배우로서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연기'를 하면서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 생각한 시절이 있었다. '연기에 대한 반성', '삶에 대한 성찰'은 있지만 '하는 일', 즉 '직업' 자체 대한 반성은 크게 없었다. 그는 데뷔 초기 그가 하는 일이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폭넓게 생각하지 못하고 긍정적인 방향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작품, 연기, 그 안의 메시지들은 창작자가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확장되어 그들이 의도한 바가 아닌 방향으로 흘러가고 받아들여 질 수 있다.

"아무리 작품이 좋은 메시지를 지녔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게 적용되죠. 예를 들면 영화 '사도'가 그랬어요. 주된 메시지는 그게 아닌데, 강남의 어머니들께서 자녀들에게 '공부 안 하면 사도처럼 되는 거야'라면서 공부하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놀랐게요. 그런 식으로 '누군가에게는 정말 부정적이고 뒤틀리게 받아들여 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제가 하는 일에 대해 깊이 돌아보며 고민해보는 기회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이후엔 '좋은 작품', '나쁜 작품'을 떠나 무조건 '긍정적인 면이 더 클 것만 같은 작품'을 찾게 되더라고요."

유아인은 올해 배우 이병헌과 함께 영화 '승부'의 촬영을 마쳤으며 배우 고경표, 이규형, 문소리 등과 함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서울대작전'을 촬영 중이다. 각각의 작품은 2022년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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