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고지받는 튼튼이 엄마 '송소현' 역으로 열연해
상상이 드라마화되는 것 목격하며 작가의 깊은 메시지 느껴
모성애 표현 위해 다양한 상상하며 고민, 결국 답은 '내 안에'
※기사에 ‘지옥’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됐습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지옥’에서 ‘송소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원진아가 해당 작품이 세운 기록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은 ‘다행이다’였다.
‘지옥’이 공개 하루 만에 달성한 월드랭킹 1위의 기록이 얼마나 큰 성과였던지 그가 체감하지 못할 정도였다. 장소나 인물 등 우리나라를 배경의 철저한 한국 정서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였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이 세계인들이 문화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공감하며 관람할지는 도박과도 같았다.
“처음엔 어떤 캐릭터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 첫 두 에피소드가 담긴 책을 먼저 받아 읽었고 이후에 1~3화 대본을 주셨어요. 그런데 대본이 1화부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제가 출연할지 안 할지 알지도 못한 채 3화까지의 대본만 읽고 ‘어떤 역할을 맡든 상관없으니 무조건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드렸던 기억이 있어요. 1~3화에서 갖춰진 구상들은 몰입감이 넘쳤고 제겐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연상호 감독님만의 세계관이 궁금해지더라고요.”
총 6화로 이뤄진 ‘지옥’을 완주하고 나면 지나온 삶과 언젠가 일어날 죽음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원진아는 일반적인 시청자와 달리 책으로 먼저 작품을 접했기 때문에 만화가 현실화된다는 것에 궁금증이 컸다. 이를테면 ‘사자’, ‘천사’, 그 외 캐릭터를 비롯해 사건들이 어떻게 묘사되며 표현될지 말이다. 그는 상상 속에만 존재할 것 같던 모든 게 촬영을 통해 현실화되는 것을 직접 마주했을 때 작가가 의도한 메시지가 더 생생하고 깊이 있게 전달되는 걸 느꼈다.
“첫 1~3화를 초반부, 4~6화를 후반부로 나눈다면 저는 4화부터 출연하니 어떻게 보면 ‘중간 투입’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초반부와 후반부가 전혀 다른 시점과 사회 배경을 그렸기 때문인 것 같아요. 본디 책으로 봤던 ‘송소현’은 대본으로 본 캐릭터와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에 ‘이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을 가장 많이 했어요.”
극중 원진아가 연기한 ’송소현‘은 ’배영재‘(박정민)의 아내로 남편도 있으며 ’튼튼이‘(태명)가 태어나자마자 ’고지‘ 받는 걸 목격하고 아기를 살리기 위해 혼이 빠진 모습으로 무엇이든 하는 눈물겨운 모성애를 보여준다. 원진아는 일전에 키워본 적 없는 아기에 대한 ’모성애’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연상호 감독을 비롯한 주변의 아이를 키우는 지인들에게 귀동냥을 받았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비슷한 모습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 예시가 나온 것 중엔 산후우울증, 모성애 결여, 그 외에도 시한부를 둔 아기의 입장 등이 있었고 그런 여러 가지 상황을 상상했어요. 그런데 이게 어떤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생각하면 할수록 연기에 대입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원진아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이 상황을 받아들일까‘하고 상상해보니 훨씬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어요. 결국 답은 제 안에 있었던 거죠.”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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