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몸담은 '포스코맨', 역대 두 번째 '최장수 CEO' 등극
마케팅 능력 활용해 '더샵·오티에르' 등 브랜드 경쟁력↑
안전강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유일하게 사고 '미발생'
친환경 건설사 목표 설정… '포스코이앤씨'로 사명 변경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친환경 건설사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제공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친환경 건설사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이끌고 자사 주택 브랜드인 ‘더샵’의 경쟁력을 높인 주역이다. 한 사장은 안전문제를 해결하고 도시정비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나타냈다. 회사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4연임에 성공하며 포스코이앤씨의 성공을 이어가게 됐다.

한 사장은 친환경에도 진심이다. 최근 주력사업인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한 사장이 일찍부터 뛰어든 친환경사업이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신사업에 도전했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며 부족한 잔고를 채웠다. 친환경 미래 신성장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그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0년 정통 포스코맨', 업계 장수 CEO로

한 사장은 1993년 포스코에 입사해 30년을 몸담은 ‘포스코맨’이다. 그가 2020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될 당시 업계에서는 비건설 최고경영자(CEO)가 건설수장으로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한 사장은 자신의 능력을 뽐내며 모든 비난을 칭찬으로 둔갑시켰다.

그는 온화하며 적을 만들지 않는 성격이며 소통과 협업을 중요시한다.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직원들과 허물없이 소통하기로 유명하다. 이에 회사에서는 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소통만 잘해서 국내 주요 건설사 중 하나인 포스코이앤씨를 맡을 수 없다. 한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성장세를 주도했고 연매출을 7년 만에 8조원까지 끌어올렸다.

2019년 당시 포스코이앤씨의 매출은 7조6503억원이었다. 2020년 한 사장이 포스코이앤씨를 맡은 이후 매출은 7조7944억원으로 올랐고 2021년에는 8조원대(8조1986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인 4409억원을 달성했다.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는 매년 신기록을 세웠다. 포스코이앤씨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은 ▲2020년 2조7456억원 ▲2021년 4조213억원 ▲지난해 4조5892억원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재무건정성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포스코이앤씨의 현금 보유액은 1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취임 전 136.6%였던 부채비율도 2020년 121%, 2021년 119%로 낮췄다.

홍보실장으로 근무할 때 키웠던 마케팅 능력도 그의 강점 중 하나다. 그는 브랜드 ‘더샵(The Sharp)’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20년 1월 브랜드 더샵을 안전과 편의, 휴식, 디자인 등 4대 핵가치를 앞세워 11년 만에 ‘더샵 3.0’으로 리뉴얼했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에 나섰다.

샵은 브랜드고객충성도지수 5년 연속 1위, 타인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아파트브랜드 3년 연속 1위, 한국품질만족지수 평가 11년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1위 타이틀을 휩쓸었다.

정비사업에서 브랜드 이미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입이 아플 만큼 높다. 지난해 7월에는 주택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서울 핵심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HAUTERRE)’를 론칭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성공을 이끈 한 사장은 회사 내부적으로도 인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고경영자 및 임원의 임기가 1년에 불과한 포스코이앤씨에서 살아남는 것은 힘들지만 한 사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사장직 4연임에 성공했다. 정동화 전 부회장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장수 CEO로 거듭난 것이다.

한성희  사장이 신사명 선포식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의미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제공
한성희  사장이 신사명 선포식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의미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제공

◆"안전 바탕으로 친환경 선도기업 노린다"

안전은 건설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한 사장도 이를 인지하고 안전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전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국내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성과를 이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올 1월에는 모든 직원에게 안전 인센티브를 지급해 사기를 높였다. 한 사장은 2021년부터 ‘무재해 달성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해당 제도는 상·하반기로 나눠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모든 직원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규칙이다.

지난해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안전보건센터를 4부 체제에서 5부 체제로 확대했다. 2021년까지 ▲안전보건기획 ▲안전보건진단 ▲시스템안전 ▲안전교육훈련그룹 등 4개 부서로 운영한데 이어 안전상생그룹을 추가했다.

취임 첫 행보도 안전이었다. 그가 대표에 취임한 이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선 곳은 ‘안전기원 행사’였다. 한 사장은 기업시민으로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실현하겠다는 글귀를 새긴 ‘무재해기’ 사업본부장들에게 수여하기도 했다.

2020년 3월부터는 그동안 시범적용했던 안전관리시스템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을 모든 건설현장에 확대 적용했다. 스마트건설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현장 노동자의 안전고리 체결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스마트 안전벨트'와 고층 작업의 위험을 감지해주는 드론도 도입했다.

한 사장의 또 다른 꿈은 ‘친환경’이다. 그는 2020년 6월 정부 주도로 이뤄진 안산시 수소시범도시에 참여해 수소사업에 처음 발을 들여 신사업확장에 나섰다. 이후 정부나 포스코가 담당하는 수소사업에서 시공을 담당하며 수소인프라 구축 경험을 쌓는 중이다.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8월  사내벤처 이옴텍과 친환경 콘크리트 거푸집을 개발해 서부내륙고속도로 11공구 현장에 시범 적용했다. 2018년 9월 부산 건설현장에서 슬래그 활용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슬래그를 활용해 만든 시멘트를 ‘포스멘트’라는 이름으로 생산하는 중이다.

지난달 30일에는 6개 중소레미콘사와 협업으로 포스맨트 사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가 꾸준하게 추진하는 ‘2050 탄소중립 실현’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ESG경영에 앞장서 친환경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포스코건설에서 포스코이앤씨로 사명을 변경했다. 2024년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친환경 미래 신성장 선도 기업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회사는 대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전략적 미래 혁신방안을 수립하고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도전할 계획이다.

한 사장은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 아래 ESG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친환경·탄소중립이 생활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포스코이앤씨가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한 구심체 역할을 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뤄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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